Part6. 독일의 발도르프학교 2

자유 발도르프학교 울란츠회 참관기

by 홀린

"무언가를 하고 돌아보기를 하지 않으면,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과 같다."


수업을 참관하고 돌아보기를 하는 일상들.


Frau Brummel은 언제나 학교에 일찍 도착해 계셨고, 그 주변으로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아이들은 학교에 도착하면 선생님에게 다가가 인사를 한다.

그럼 선생님은 꼭 한명 한명 눈을 마주치고 악수하며 인사를 하셨다.


오늘은 나에게 Frau Brummel의 특별한 요청이 있었다.

한국노래 하나를 아이들과 함께 불러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신 것이다.

나는 단번에 '아리랑'을 떠올렸고, 곧장 해보겠다고 대답했다.


'사랑하는 5학년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침 인사와 함께 수업이 시작되었다.

곧이어 선생님은 나에게 칠판 앞자리를 내어주셨다.

39명이 꽉꽉 들어찬 교실에서 아이들이 맑고 총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신입 교사가 된 마냥 약간 긴장한 나는 침을 꼴깍 삼키고 목을 가다듬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내가 한 구절을 부르면 아이들이 따라 불렀다.

아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고, 입가에 미소를 드리우고 있었다.

그 모습인 인상적이어서 오래오래 아이들과 노래를 부르고 싶어졌다. 감격스러웠다.


오늘의 수업인 동물 습식수채화그림 그리고

체육과 수공예 수업까지 함께 하고나니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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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아이들과 함께 그린 북극곰 그림, (오) 동물학 시간 선생님이 미리 그려두신 낙타


참관 수업을 하는 내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독일에 오고 싶은가?' 이렇게 인프라가 빵빵한 곳으로 말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의 대안학교 교사로 일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과 기쁨을 동시에 맛본 나는

갈등하고 있었다.

'내가 진정 교육자의 길을 걷고 싶은가?'

내가 굳이 먼 타지까지 와 수업을 참관하고 있는 이유는

그 답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들. 말랑한 근육들.

뭐든 될 수 있는그들을 보고 있으면

나의 생각은 다시금 교육의 길로 귀결되고 말았다.


나는 대전의 작은 발도르프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교생은 20명 안팎이며 3-4명의 담임교사와 함께 일을 한다.


삶이 흐르는 대로, 내가 추구하는 바를 따라 길을 걸었더니

도착한 곳이 발도르프학교였다.


교육학을 전공한 나는

공교육 교사가 되고 싶지 않았다.

입시 위주의 교육 보다 더 근본적인 교육을 하고 싶었다.

아이들의 자아를 바라보는 일.

발도르프교육은 아이들을 면밀하게 바라보는 교육이었다.

인간을 몸만 지닌 존재가 아니라

몸과 마음(영혼)과 정신이 있는 존재로 바라보았다.

나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슈투트가르트에서의 귀한 참관 시간이 마무리 될 즈음

Frau Blummel 선생님께 엽서를 적었다.

20년 경력, 발도르프학교에서 3번째 담임을 맡고 계신

그녀의 수업을 참관할 수 있어서 얼마나 행운이었는지 모른다.

(*발도르프학교에선 한 담임이 아이들과 8년을 함께 한다.)


<Dear Frau Blummel>

선생님 수업에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감사했어요.

매 수업이 정말 즐거웠고,

선생님의 열정적인 모습에 깊이 감동받았어요.

마치 오케스트라를 보는 것만 같았어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 만나 뵙기를 간절히 희망해요.

고맙습니다.


마음을 담아

EJ Bok


IMG_2035.JPG 허락받고 찍어둔 교실 사진. 발도르프학교의 창문은 참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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