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가기 싫어.

워킹맘 엄마가 가장 듣기 싫은 말

by 국콩


3월이 거의 끝나간다.

휴...
아무리 생각해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교사들에게 딱 맞는 세기의 명언이다. 3월은 1년 학사일정의 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특히 육아 워킹맘에게는 특히, 그렇다. 나의 교실도 분주하고, 나의 아침은 더 분주하다. 새로운 반에 적응하는 것은 나 뿐만 아니라 나의 아이들에게도 쉬운 일은 아닌가 보다.


나의 3월이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겠다...

첫째 챔은 7살, 둘째 록은 5살.
올해 이사하면서 10년간 근무했던 근무지역을 옮겼다. 당연히 아이들 유치원도 옮겼지만, 그래도 7살이니까! 괜찮을 줄 알았다. 이사하면서 두달간 유치원을 쉬고 집에서 띵가띵가 놀았지만, 그래도 이제 7살이니까!!!!!!! 어려움 없이 잘 적응 할 줄 알았다. '어린이집, 유치원 한두해 간 것 아니잖아...' 둘째 록은 오빠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다. 무걱정, 무적응 아기라 아무것도 모르고 싱글벙글이다. 하지만 7살 오빠는 달랐다. 3월의 어색함을 느꼈고 긴장을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2,3일 유치원을 다녀 온 후,


엄마, 유치원 가기 싫어

그 말 만은, 제발. 알면서도 듣고 싶지 않았던 말. 워킹맘에게 무서운 그 말. 호환마마보다 더 두렵다는 그 말이 아들 입에서 나왔다. 나는 애써 아들의 마음을 회피했다. 과중한 업무, 정신없는 3월의 일과 때문이었을까?? 네 마음을 받아주고, 아이가 잘 적응할 때 까지 기다려 줘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머리로만.. 내 얼굴에는 무표정과 싸늘한 말투만 이어졌다.


동생도 잘 가는데, 왜..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서 아들은 우울모드다. 잠자고 일어나면 내일 유치원에 가야한다는 걸 아는 일곱살이다. 이렇게 저렇게 달래기도 하고 꼬셔보기도 하면서 하루를 또 버텼다. 유치원 갔다 온 후에는, 집에서도 내 뒷꽁무니만 졸졸졸 쫓아다닌다. 이유없이 갑자기 훌쩍훌쩍 대기도 했다. 유치원가기 싫다는 말을 달고 사니, 뭣 모르는 둘째도 신나게 놀고 와서 그 말을 따라하기 일쑤였다.


'그래 우리 챔, 유치원 가기 싫구나. 그래도 조금만 더 참아보자. 금방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을거야. 엄마가 조금 더 일찍 데리러 오도록 노력할게'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일곱살 아들의 고민을, 엄마 말고 누구에게 하겠나. 투정이든 무엇이든 너는 나 밖에 없을 텐데. 34살 먹은 나도 힘들면 아직도 엄마가 먼저 생각나는데, 왜 나는 저렇게 말해주지 못했을까. '엄마도 힘들어. 유치원 안가면 엄마 출근 못 해. 그만 말 해. 듣기 싫어.'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이것 뿐이었다.


자고 있는 너의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오늘도 나는 반성의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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