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미션 클리어

두 아이 등원시키기

by 국콩


두 아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이제 갓 첫 아이를 낳아 인별이나 각종 SNS를 아기 사진으로 도배한 친구들을 보며 생각했다. '그래.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지.. 저것도 한 때다.' 군대는 안 다녀왔지만 군대 전역한 선임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남몰래 짧은 미소를 보인다. 그러다가 애 셋키우는 엄마들을 보면 돌아가신 애국 지사라도 만난 양 자연스럽게 고개가 수그러들고 속으로나마 존경의 마음을 표하게 된다.

육아 워킹맘에게 제일 바쁜 것은 아침, 출근 전이다. 두 아이를 등원 시키는 것은.. 음.. 해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 불문율같은 것이다. 모든 육아인에게 가장 선망의 대상은 먼저 해본 사람이자 겪은 사람이다. 육아를 해 본, 그 상황을 겪어본 사람의 말이 진리이자, 그 엄마가 선구자인 것이다.

1분 1초가 바쁜 아침. 아이들 챙기자고 나의 소중한 눈썹과 팩트를 포기할 수는 없다. 타고난 미가 없으니 이것은 생존이다. 그렇다고 에너지가 원천인 초등교사에게 아침식사를 거르는 일 또한 있을 수 없다. 아이들 식판 챙기는 것도 은근히 귀찮은 일이오, 기온에 맞춰 옷 입히는 것 또한 쉬운 것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저녁에 모든 것을 준비해 두었다. 이것은 모두 산뜻한 아침 컨디션을 위한 빅픽처였다. (문득 고등학교 때가 생각난다. 아침에 문제집 사려고 엄마한테 돈을 달라고 하면 엄마는 그렇게 화를 냈었다. '미리 말 안하고 아침에 말한다고...' 뭐 미리 말하면 서점 사장님이 할인해주는 것도 아닌데, 엄마는 괜히 아침부터 나에게 소리를 지르곤 했다.)


미리 식판을 준비해 놓는다. 참고로 식판은 여기저기 굴곡진 부분때문에 설거지할 때도 정성이 필요하다. 아이들 수첩에 적절한 코멘트도 써 놓는다. 일주일치 기온은 포스트잇에 적어 제일 잘 보는 곳에 붙여 놓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아이들 입을 옷을 가방 옆에 세팅해 놓는다. (육아 선배맘 중에서 내 고충을 듣고 자신은 다음날 입을 옷을 입혀 재운다는 선배님도 있었다. 들을 때는 어이가 없어 웃었으나 아침에는 변수가 하도 많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 내가 입을 옷도 대충 세팅해 놓거나 그게 안된다면 무엇을 입을 지 정도는 머릿속으로 정해 놓는다. 이것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린다. 나의 이런 과정들이 준비 되지 않는다면 나의 소중한 아침밥 혹은 팩트로 마무리한 화장과 눈썹,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뭐 그렇게 오버스럽게 준비하나, 하겠지만 실제로 워킹맘들은 출근해서 화장을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이다.

그렇게 완벽한 계획으로 준비해 놓은 후, 몸과 시간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잠을 청한다. 조금이라도 일찍 일어나면 여유있고 좋으련만 몸이 허락하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남편에게 ‘어젯밤에 누가 나 때리고 갔어?’하고 자주 농담을 할 정도이므로..


육아하는 순간 중 가장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예쁜 순간을 묻는 다면 대부분의 엄마들은 잠자는 이 순간이라고 답할 것이다. 아이들을 깨워야 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꽤 어려운 일이다. 죄책감을 면하고자 스스로 일어나도록 환경을 제공한다. 뭐 그 대단한 환경이라는 것은 별 것 아니고 TV를 틀어놓고 아이가 자는 방문을 열어놓는 것이다. 아이들은 능동적으로 일어난 것처럼 몸을 일으켜 세운다. 넌 엄마의 트릭 한 스푼 얹어 스스로 일어난 거란다.

부시시 일어나는 순간,,너무 사랑스러운 우리 새끼들. ‘이 맛에 자식 키우지’ 라는 생각도 잠시, 이제 본격적으로 전쟁에 돌입한다.

얼른 옷을 입히고, TV로 판단력을 약간 흐리게 한 다음, 국에 밥을 말아 후루룩 한 숟가락이라고 더 먹이려고 애 쓴다. 딩동댕 유치원이 하이라이트로 흐르기 전 코너가 바뀌는 타이밍을 잘 살려 얼른 텔레비전을 끈다. 요 타이밍을 놓친다면 아이들의 실랑이로 2,3분은 더 늦게 된다. ‘갖다 와서 또 보여줄게’라는 거짓말로 두 아이를 유혹한 후 집을 나선다.

두 아이 가방에 두 아이에, 내 가방은 거추장스러운 짐꾸러미가 된다. 되도록 두 손이 자유로운 백팩이나 크로스백을 메야 한다. 이불 가방이 있는 날이나 비가 오는 날, 혹은 추운 날씨로 패딩까지 입게 되면 그 피곤과 노동의 강도는 두배가 된다. 그렇게 너도 나도 낑낑대며 집을 나서고,


두 아이를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토스하는 순간!!!!!!!!


아임 프리!!!!!!!


출근시간까지, 신에게는 아직,,, 1,2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집과 어린이집과 직장을 최대한 짧은 거리로 구성한 것도 다 철저한 계획 속에서 이루어진 것들이다.) 소중한 나만의 1,2분... 한 곡의 노래를 채 다 듣지 못하더라도, 이 순간만큼은 라디오 볼륨을 최대한 높이고, 신나게 노래를 따라한다. ‘둠칫, 둠칫, 바운스, 바운스’ 혼자 운전하는 출근길 나는 외친다. ‘정말... 기분좋다... 오늘도 해냈다 !!!!’

‘그래, 이렇게 사는 거지 뭐... 사는 게 별거야...네가 아침에 울지 않고, 어린이집 잘 간게,, 어디냐...’

얼른 출근해서 마실 커피 한잔을 생각하며,,, 육아 워킹맘은 오늘 하루도 그렇게 시작한다! 아침부터 미션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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