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번 무안국제공항 사태의 유가족 분들께 응원과 위로의 마음을 보내며, 또한 어려운 시기에 힘써주시는 관계자 여러분에게 굳건한 믿음과 지지를 보낸다.
요즘에는 정보와 지식을 얻기가 너무도 쉽다. 스마트폰을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어도 어렵지 않게 폭넓은 정보와 높은 수준의 지식을 획득하니 말이다. 방 안에서 대충 누워서 칭얼거리기만 해도 기저귀가 갈아지고 먹을 것이 입에 들어오는 아기와 같지 않은가? 우리는 어쩌면 아기들처럼 주는 것만 받아먹으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아닐까?
무안국제공항 사태의 유가족 중 대표로 나온 사람이 특정 당의 당원이고, 유가족도 아니면서 이 사태를 빌미암아 한 자리 먹어 보려고 한다는 뉴스가 돌았다. 당사자와 그 가족들은 참담한 와중에 울분을 삼키며 스스로를 대변해 글을 올리고, 그 글을 보고서도 사람들은 단편적인 정보에 현혹되어 떠들기를 멈추지 않는다. 맞다 아니다를 떠나서 좋은 가십거리가 나타난 것에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사실과 거짓을 직시하고 그것을 진정 이해하고자 하는 일말의 생각은 있었을까?
나는 어느새인가 본질은 흐려지고 그럴싸한 포장만 하면 되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큰 고민을 한다. 이 시끄러운 자극 속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려는 자가 남아있기는 하는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먹고, 듣고, 보고, 말하는 지를 돌아보는 자는 남아 있는가. 그 본질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도 어려워, 포장만 보고 그러려니 하며 넘어가는 것인가. 찰리 채플린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삶은 가까이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 보면 희극이다."
요즘 세상에 생생하게 와닿는 말이다. 스크린 너머의 일이니까 알아보려는 노력조차 안 하려는 것이 아닌가. 고작해야 몇 mm정도의 두께일 뿐인 스크린이, 도대체가 어찌나 이렇게 두터운가. 이 세상은 아기들처럼 누워서 떡 떨어지는 것마냥 스크롤을 넘기면 끝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세상 모든 것이 스크린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고 우리가 스크린으로 보는 것뿐임을 알아차려야 한다.
어느 새인가, 출국일이 2주 안으로 다가왔다. 유튜브를 켜서 후기들을 보고 있자니 소매치기를 당했다, 한국인에게 사기를 당했다, 강도를 만나서 몸이 상했다 하는 것들이 높은 조회수와 함께 제일 상단에 노출이 된다. 보고 나니까 덜컥 겁을 먹은 것 같다. 스크린만 보고 아직 가보지도 않은 그곳에, 겪어보지도 않은 상황에 벌써부터 현혹당해 버리는 것인가.
멀거니 하고 가만히 앉아서 호흡에만 신경을 쏟으니 나는 아직 시작도 안 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아직 출국도 안 했는데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 말이다. 만약 가서 무슨 일이 벌어지거든 내가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고, 대처하지 못한다면 또 어떤가? 이 또한 생생한 경험과 교훈이 되어 앞으로의 인생에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주먹을 맞대기 전에는 상대의 기량을 가늠할 수 없으니, 결국 나아가 마주하는 것만이 답이다.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의 말로 끝을 맺겠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돈이나 이기심을 위해서도, 사람들이 명성이라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해서도 말고. 단지 사람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추구하는 야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