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 나는 새장 속의 새일까
요새 아이들은
방학이 더 바쁘다.
방학이라는 건
부족한 학습을 보완하는 시기라고 보면 되는데
선행학습이다, 특강이다 뭐다 해서
오히려 학교 다닐 때보다 표정이 더 안 좋다.
그래서 넌지시 말했다.
“에휴, 언제 이 수학 공부가 끝날까…”
그 아이들을 지도하느라
결국 나도 일터에 나와 있는 상황인지라
“결국 선생님도 똑같다.
언제까지 수학 공부를 해야 할까.
근데 나는 계속 이 수학 가르치는 일을 하겠지, 아마…”
신세 한탄처럼 말을 꺼낸 적이 있다.
⸻
그런데 돌아온 답변이 참 신선했다.
오늘 국어학원에서
박기택 시인의 ‘새’라는 시를 배웠는데,
새장 안에 갇힌 새가
문을 열어줘도 자유를 찾아 나가지 않는다고…
선생님이 그 새의 상황이랑
비슷한 것 같다고 말해줬다.
⸻
집에 돌아가면서 계속 그 생각이 났다.
나는 새장 속의 새일까.
처음에는 어떻게든 그 새장을 빠져나가겠다고
발버둥을 치지만
결국 그 익숙함과 편안함에 길들여져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참 어렵다.
⸻
20대 땐
정말 내일 당장 성공할 것처럼 달렸다.
30대가 되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았고,
지금 30대 중반,
이제 일이 시작될 타이밍일까.
자유를 얻기 위해 열정을 쏟던
20대의 꿈 많은 수학 선생에서
점점 지금의 삶에 익숙해져 가는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