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 그 두 번째 이야기

에피소드 2. 수업을 하러 갔는데, 토론을 하고 있었다.

by 흰분필

지난 시간 수업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본다.


아이가 현재 사춘기를 앓고 있어서인지 굉장히 반항적이다.

숱한 아이들의 사춘기를 겪어봤지만

겪을 때마다 그 격변하는 감정은 여전히 적응하기 힘들다.


그래도 지지 않고 꿋꿋이 수업을 해나갔다.


수업을 하는 와중에,

보통은 내가 알려준 방식대로 풀어나가는 과정이 있는데

아이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서로 소통의 부재가 이어지며 언성이 올라갔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수업을 하러 온 사람인데, 왜 토론을 하고 있을까”


그 순간, 내가 아이를 가르치고 있는 건지,

이기려고 하고 있는 건지 헷갈렸다.


그리고 나는 어머니와 상담하기로 하고

그날의 수업을 덮었다.



수업 후 어머니와 대화를 나눴다.


“아이가 사춘기라 반항적인 건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수업을 할 때, 적어도 선생님의 입장은 알려주러 온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맞다고 우기게 되면 수업 진행이 어렵다”라고 말씀드렸다.


어머니도 그 부분은 백번 맞다고 말씀하셨다.

태도가 예의가 없었던 부분은 다시 혼내시겠다고 하셨다.


수업을 이런 식으로는 못 하겠다고 아이에게 말했던 터라

다음 수업은 건너뛰고 지켜보기로 했다.



몇 시간 뒤 어머니께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아이가 펑펑 울더라고…


자기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었더라고,

선생님이 자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하더란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가 아이를 오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께서는

내 수업 방식이 너무 만족스럽지만

아이 때문에 내가 힘들어질까 걱정된다고 하셨다.

오히려 내가 아이를 포기할까 봐 염려된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수업 시간 내내 힘들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다시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아이와 다시 수학 공부를 해보겠다고.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혹시 아이의 수학 실력만을 고집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애초에 내가 학생들을 내 욕심대로 끌고 가려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국 수학 강사의 숙명은

성적을 올려주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인데…


항상 매번 느끼지만

이 부분은 참 딜레마인 것 같다.



내가 조금 더 고생하더라도

제대로 된 선생님이 되고 싶다.

편한 선생님은 싫다.


오늘도 나는,

수학을 가르쳤다기보다

아이를 조금 더 이해하는 법을 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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