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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마밍 Mar 01. 2023

미국살이 12년, 오랜만에 한국방문을 해볼까 합니다

9년 반 만의 한국행

"저 소리가 참 아팠는데 이제 저 소리가 설레는 거 보니 우리가 진짜 한국에 가긴 가나보다."


한국행 티켓을 끊고 큰 아이와 밖에서 산책을 하다 들려온 비행기 소리에 제가 무심코 딸아이에게 했던 말입니다.

그동안 비행기 뜨고 내리는 소리가 참 아팠거든요.


미국에 온 지 12년 차,

큰 아이가 만 5개월 때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그 후 연년생으로 아이들 셋을 더 낳으며 한국에 가지 못하게 되었네요.

처음 미국에 올 땐, 1년에 한 번은 나가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을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둘째 낳고 가야지, 셋째 낳고 가야지, 넷째 낳고 가야지, 팬데믹 끝나면 가야지, 남편 사업 정리되면 가야지, 그렇게 미루고 미루며 기다린 것이 어느덧 9년 반이네요.


한국에 갈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살다가 한번 한국에 가고 싶다 마음을 먹으니 한국이 그리워 견딜 수가 없더라고요. 아마도 그래서 그동안 생각 속에서 한국에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워두고 살았었나 봅니다.

마침 올해 만 10살이 되는 큰 아이도 한국에 가고 싶다고 내내 노래를 불러댔고, 저의 우울증도 걷잡을 수 없이 심해지고, 부모님도 점차 연세가 드셔서 조금이라도 건강하실 때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셔야 할 것 같고, 한국에 지금 꼭 가야만 하는 여러 가지 이유를 만들어 이번에 아이들과의 한국행을 결정했습니다.


우선 비행기표부터 알아보았어요. 사정상 남편이 함께 할 수없기 때문에 제가 아이들 넷을 다 데리고 가기로 결정을 했고요, 다섯 명의 비행기표를 구입해야 했습니다.

저희는 항공사 제휴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조금씩 마일리지가 적립이 되었었는데요, 다행히도 다섯 명 마일리지가 아슬아슬하게 딱 모아져 있더라고요.

이번에 시원하게 쓰기로 결정하고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예약 가능한 7월 비행기 편을 알아보는데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는 있는데 돌아오는 비행기표가 8월까지도 없더라고요.

(주변에 물어보니 여름에 마일리지로 가는 비행기표는 1년 전에 예약을 해둬야 자리가 있다고들 하십니다.)

이미 들떠버린 마음에 한국을 꼭 가야겠다는 집념으로 아이들과 저의 스케줄을 조절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름이 아니어도 우리가 한국에 적어도 3주는 방문할 수 있을 시기가 언제인가, 살펴보니

아이들 봄방학이 있었어요.


미국은 부활절 전 후로 봄방학을 1주일간 하는데요, 올해는 4월 첫 주가 부활절이더라고요.

그래서 그 4월 첫 주를 끼고 3주간 한국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학교는....... 결석하기로 했어요.

물론 학교에 다 물어보고 양해를 구했고요, 무단결석 처리가 되겠으나 큰아이 제외하고는 한국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아이들에게 아이들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건강하실 때 함께 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금 현재의 학업보다 중요하다고 판단을 했어요. 그리고 사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큰아이를 제외한 나머지 세명은 학교를 결석한다 해도 다른 아이들을 따라잡기에 크게 문제가 된다 생각하지 않았고요.

(미국 초등학교에서의 장기결석은 꽤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저도 굉장히 신중하게 고민하고 선택을 한 것이고요, 그 과정은 다음 글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3월 셋째 주부터 4월 첫째 주까지 한국행을 결정했습니다.

결정을 하고 티켓팅을 하고 나니 나머지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더라고요.

티켓팅을 하면서 실수한 것들, 아이들 출생신고, 저의 국적상실신고(저는 현재 미국 시민권자거든요), 9년 반 전 한국 방문 당시 한국 여권을 발급했던 큰 아이의 만료여권 재발급, 아이들의 장기결석 Preapproved를 받은 과정 등

오랜만에 한국에 나가는 과정을 세세히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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