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고 왜 말을 못 하니
adhd약을 복용하면서 나도 예상치 못한 난감한 순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안과를 갔을 때였다. 복용하는 약을 적으라는 칸을 보고 순간 멈칫했다.
adhd약을 복용하면서
스스로 숨기지 않고 당당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약자체가 정신과에서 주는 약이라는 느낌이 워낙 강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타인들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있었다.
어느 날이었다. 도수치료를
받으러 간 곳에서
불편한 곳을 체크하라는 설문에 답하는데
어김없이
복용하는 약을 적는 칸이 있었다.
도수치료에서 약을 왜 물어보지?
쓰지 말까 하다가… 혹시나 문제 생기는 게 싫어
adhd약 복용이라고 썼다.
진료 첫날 원장은 내게 말했다.
몸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에 adhd도 있는 거라며
몸 발란스가 잘 맞게 되면 adhd 약도 안 먹어도 된다며
호헌 장담을 했다.
나는 생각했다.
‘아니 현대인 전부 몸 균형이 똑바른 사람이 어딨어?
그럼 그 사람들 전부 adhd야??’
그 소리를 듣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이건 몸균형의 문제가 아니라 내 뇌 문제인데?
대꾸를 하고 싶다가도 , adhd인인데 성격도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아무 말도 못 하고 마쳤다.
보험 접수 때문에 보험사에 제출할 서류를 떼는데
원장이 야무지게 adhd약복용이라고 써놓았다.
도수치료 원인이 되는 것 마냥 써놓은 것을 보고 조금은 화가 났다.
이걸 지워달라고 말하고 싶다가도 현실은 내가 adhd인데 나 자체가 아직 나의 adhd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가?! 수많은 생각들이 짧은 순간 스쳐 지나갔다.
원장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도수 선생님 치료가 만족스러워 몇 번을 더 갔었다.
그러던 중 치료만 잘 받으면 adhd약 안 먹어도 된다는 소리를 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피식 웃어버렸다.
나의 웃음이 당황스러웠는지 다 확고한 의지를 담아 치료만 잘 받으면 약을 안 먹어도 된다고 했다.
그날 진료 후 나는 그곳을 다시는 가지 않았다.
나의 소심한 복수다.
후기 읽고, 맛집으로 알고 갔는데 광고빨이었던 식당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그리고 다짐했다.
자세히 공부해서 다음에 이런 소리를 듣게 되면
논리적으로 이성적으로 대응해야지!
*
콘서타를 먹다가 효과는 좋지만 혀 틱 증상이 나타나 아토목신으로 약을 바꾸었다.
기분탓인지 의욕상실 무기력함이 늘었다
글을 쓰고 싶은 의욕도 생기지 않아 혼란스럽다
순전히 의지의 문제인지
나의 뇌적 문제인지
하루에도 수십번 생각이 왔다갔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