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삶을 위해 한 발자국! 내딛자!
나는 늘 불안과 함께 했다.
어느 날 갑자기 생긴 불안이 아닌, 늘 불안과 함께했다. 안 좋은 일은 나에게만 생길 것 같았고 행복을 느끼는 것보다 불행을 느끼는 것이 편안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다 어쩌다 한 번씩 불안한 생각이 현실로 나타날 땐! 역시 나에게 좋은 일은 안 일어나는구나 실감하기 시작했다.
어릴 때는 신을 믿지도 않으면서 두 손 모아 가족의 안전을 기도하는 것이 잠자리 루틴이었다.
그리고 가끔은 죽음이 무서워 밤새 잠을 잘 수 없었던 적도 있었고,
다양한 이유로 ,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기상천외한 생각들이 저절로 튀어나오기도 했다.
남들이 하지도 않는 상상을 하는 내가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늘 그런 생각을 하는 나를 자책하며 더더욱 불안해했다.
결혼초기에는 음주로 연락이 안 되는 신랑 때문에 , 혹시나 어디선가 아빠처럼 계단에 굴러 다친 건 아닌지, 밤에 희미하게 들리는 구급차 소리에도 수십 번 전화를 걸어야 했고 어느 날은 연락이 안 되는 신랑에 대한 불안이 … 견디기 힘들어 119에 전화해 신랑의 위치추적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기까지 했다.
그리고 임신을 했을 때는 불안한 마음에 휴대용 기계를 구입해 수시로 아이의 심장 박동수를 들어야 했다.
이런 불안은 낳으면 끝날 줄 알았는데 ,아이를 낳고 더 심해졌다. 작고 건드리기만 해도 날아갈 것 같은 아이가 잘못되지 않을지 밤낮을 전전긍긍하며 보냈다. 어떤 밤에는 그 감정이 무서워 눈물을 흘려야 했던 날도 있었다.
어린이집을 다닐 때는 다치고 오진 않을지 걱정을 하는 게 일상이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이런 불안을 치료해야겠다 생각한 것이 … 아이에게 불안함이 전염될까 무서워졌다.
평생을 따라다니던 불안이 adhd 때문인걸 알게 되니 빨리 알았으면 하는 후회가 컸다. 조절하고 싶어도 조절이 안 되는 이 불안이 adhd 때문이라니!
조금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아쉽다.
나 같은 경우에는 adhd검사를 받기 전, 항우울제를 1-2주 정도 복용했다. 우울, 불안 때문에 adhd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adhd 때문에 우울 불안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반복되는 지적과 잦은 실패를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자존감도 떨어지고 이는 자기혐오로 이어진다. 이 결과 몸에 베인 우울증을 달고 살게 된다.
나처럼 뭐든 시도해도 나는 절대 안 되는 사람, 나는 불행이 잘 맞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때론 심각한 우울증, 불안을 치료하다 나중에는 adhd를 판정받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혹시라도 치료를 해도 우울증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adhd의심을 해보기를 전하고 싶다!
현재 나는 약물치료를 하고 있다. 약물치료를 통해 무기력에서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의지를 가지게 되었다.
독서를 시작할 수 있는 바탕에도 약물치료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약물치료를 안 했다면 늘 그랬듯이 책을 몇 장 읽다가 예전처럼 쌓아두기만 했을 것이다.
초기에만 해도 정신과를 다니는 것이 편한 건 아니었다. 아무리 세상의 시선이 달라졌다 해도 남모를 누군가가 가질 삐뚠 시선이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삶을 향하는 나 자신을 보고 있으니, 여태 살아오면서 나를 위해 이렇게 노력한 적이 있었나 …그동안 나를 등한시하고 자기혐오에 빠지게 한 나를 위한 치유의 시간이라 생각하니 마음에 힘이 나기 시작했다. 남들 시선에서 자유로워져야 내가 시작할 수 있다 걸 깨달았다.
약물치료를 해서 늘 따라다니던 불안이 완벽히 사라진다고 말할 수는 없다. 노력을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로 보듬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조금 더 건강한 방법으로 불안을 다룰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