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삭거리는 소소한 시!
아구장에선
타자는 매일 몇 번씩 죽고
투수는 매일 몇 명씩을 죽인다
타자는 죽었다가도 신기하게 되살아나는
불사신 같은 거룩한 존재이고
투수는 더 많은 죽음을 끝없이 만들어내야만 하는
연쇄살해범 또는 살인청부업자 같은 존재다
이 살벌하기 짝이 없는 스포츠가 수많은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 하면서 울리고 웃긴다
될수록 덜 죽어야 위대한 타자가 되는 것이며
될수록 더 많이 죽여야만 위대한 투수가 되는 것인지라
타자는 죽지 않고 살아가는데 그 묘미가 있으며
투수는 기어코 죽음을 안겨야만 하는데 역량이 있는 것이니
오늘도 야구장 안에선 웃고 우는 가은데
서로 죽고 죽이는 법칙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겨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