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해진 마음

속살거리는 소소한 시!

by 도니 소소당

느긋해진 마음



긴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 맞으며

백오십 리 길 서울 강남 걸혼식장에 간다

직행버스 차창 너머로 보이는 시원한 빗줄기들이

오랜만에 느긋해진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혼자 슬며시 불러보는 노래 빗속의 여인

남이 들을세라 조용히 되뇌인다

입밖으로 새나오는 작은 소리에 남은 하루가 가벼운데

반주도 없이 혼자 흥얼거리는 노래가 감미롭다


정신없이 움직이는 와이퍼만 비를 즐기고

듬성듬섬 앉은 승객들은 저마다 저만의 시간에 빠졌다

버스는 굵은 빗속을 무심하게 달리고

나도 이내 무료해져 가는 시간만 달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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