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니 시 곳간
봄 ㅡ
손이 간지럽다
무언가를 뽑아야 한다
이가 간지러워 이빨을 가는 토끼처럼
손을 그냥 두면 덧이 날 것 같다
손이 간지러운 계절이다
마음도 덩달아 간지럼증 생긴다
풀어진 땅을 헤집고 올라오는 파란 새싹처럼
경칩 지나 봄비 내리자 내 마음 한층 더 푸르러졌다
바야흐로 봄이다
냉이와 친해지는 계절이다
* 11집 '등이 가렵다 ' / 2021
시와의 데이트를 즐기는 포천 토박이입니다. 2024년 열세 번째 시집을 발간했습니다. 삶의 속살거리는 이야기들을 진솔한 언어로 짧고 쉽고 의미도 있는 시로 엮고자 애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