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브랜드 인스타그램을 오픈하고 나서 지인으로부터 너의 가방이 사람들에게 어떤 가방이었으면 좋겠어? 어떤 사람이 사용하고, 가방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어요.
그 질문을 받고 한참을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거든요...
지금까지 브랜드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외적인 부분에만 신경을 썼습니다.
브랜드 이름, 로고, 가방디자인, 가방의 재료 등. 오로지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했던 거 같아요.
그래야만 가방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그런데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며, 제 가방을 사용해 주실 고객분들의 마음까지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저의 가방이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갈지 생각해 봤습니다.
브랜드를 시작하면서
단순히 가방을 팔아 돈을 벌고 싶지 않았어요.
정말 돈을 원했다면 지금과 같은 가내수공업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저도 공장에 부탁해서 대량의 값싼 가방을 만들었을 겁니다. 그러나 일본에서 근무했을 당시, 저희가 손수 만들어 제품을 제공하고 그 가치를 알아봐 주시는 고객분들께서 먼 길까지 찾아와 단순히 제품만을 사고 가는 것이 아닌 사람 간에 대화를 하면서 브랜드와 고객분들 간의 친밀감이 쌓이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브랜드를 준비하면서 이와 같은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브랜드가 되길 꿈꿨어요.
저는 여행에서 어딘가로 떠나기 전에 설렘을 가장 좋아했습니다. 전철, 버스, 비행기 등을 타고 창밖에 환경들이 조금씩 바뀌어지는 모습들이 저를 여행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브랜드도 이렇게 설렘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브랜드였으면 좋겠어요. 저는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자분들을 위해 일본에서 배운 기술 그대로 손으로 정성껏 하나씩 만들어 전달해 드리는 과정의 설렘을 느끼고, 제 가방을 좋아해 주실 분들에게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기성제품이 아닌 본인만을 위해 제작되고 있는 가방을 기다리는 설렘을 느끼며 서로의 감정이 공유되는 브랜드가 되길 바랍니다.
누군가는 한국에서는 그런 문화가 없기에 안된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없었기에 못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이러한 가치를 알아봐 주실 거라 믿고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여행의 설렘을 함께하는 브랜드 " Unbound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여행 및 가방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인스타그램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