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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하나씩 까먹는 글

먹으면서도 먹는 얘기 하는 게 제일 재밌다

by ASTER

올초에 브런치에 작가신청하며

도전했던 글이다


새해를 맞은 지도 한 달이 지났고 벌써 첫 달의 마지막날이다. 원래 월말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이번 한 달은 명절이 있어서 유독 길게 느껴졌다.


올해는 뭔가 새롭게 해 보자는 다짐으로 꼭 제대로 된 '기록'이라는 걸 해보자고 계획했는데 미루다가 겨우 오늘에야 시작했다.


가장 좋은 시간은 매일 확보된 두 시간의 출퇴근길.

그동안은 그저 머릿속을 비우려고 의미 없는 웹서핑, 넷플릭스 보기, 유튜브 쇼츠 보기로 시간을 보냈다. 알고리즘의 무한루프에서 빠져있다 보면 그 시간들이 대충 먹고 워버린 끼니처럼 다.


누울 자리 펴주는데 앉아있는 건 바보다

얼마나 귀한 시간인가!

그 시간 속에서 지 말고 누워보기로 했다.

일단 뭐든 써보기로 마음먹었다.


기록 하다 보면 애매한 상념들이 실체가 된다. 뼈대가 생기고 살이 붙어 형태 되고 아는가?

나도 보고 남도 보는 '작품'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그러려면 일단 내가 써야 한다.


사람들에게 보통 "오늘 점심 뭐 먹을까요?"하고 물어보면 즉각 답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저런 질문으로는 먹고 싶은 메뉴를 바로 떠올리기 힘들다. 그런데 일단 아무거나 두세 가지 정도 식당이나 메뉴를 정해서 선택을 하게 하면, 다른 메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결정에 가까워진다. '식사 메뉴'에 대한 생각의 가지는 계속 뻗어나가서 이미 메뉴를 정하고 식사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된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도 계속 먹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글을 는 과정도 비슷하다.

쓰기 전에는 죽어도 안 떠오르던 생각들이

일단 쓰기 시작하면 거리들이 줄줄 흘러나온다.

물론 쓰던 내용과 관계없는 소재들까지 갑자기 떠오르기도 하고, 그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울 때는 별도의 메모공간에 저장해 두기도 한다.


그나저나 이런 고민들은

일단 브런치 작가가 되고부터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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