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둥근 곳은 어디일까

이야기를 시작하며

by ASTER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각진 세상 속에서 살아왔다.

말은 정제되고, 감정은 눌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엔 그래서 벽이 생겼다."


한동안 나는, 스스로가 잘 살아내고 있다고 믿었다.

세상에서 요구하는 것을 성실히 해냈고,

주어진 기준에 맞춰 조용히 견디고 있었다.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고 있음에도 어느 순간 문득,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이었나"하는 질문이 꾸역꾸역 고개를 들었다.


이 이야기는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주인공 윤해인은, 어쩌면 지금의 '나'일수도 있고

혹은 오래전 잊어버린 '당신'일 수도 있다.


『둥근 곳으로 가는 사람』은 통제받고 지배받는 현실세계

'네모라'에서 살던 해인이 어느날

작고 보이지 않는 균열에 따라,

'루운'이라는 세계로 미끄러지듯 들어가는 이야기다.


루운, 어딘가에 존재하는 공명의 세상



그곳엔 언어 대신 감정이 떠다니고,

기억이 하나의 공간이 되며,

사람은 자아를 다시 선택할 수도 있다.


이제부터 모서리로만 둘러싸인 세계에서

조용히 열린 하나의 틈을 통해

그 곳으로 함께 걸어 들어가보려 한다.


이 이야기를 통해

나와 당신의 마음 어딘가에 굳어 있을 모서리들이

살짝 부드러워지길 바란다.


별처럼 조용히,

하지만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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