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서로의 좌표

감정의 충돌과 이해, 감정의 좌표들은 별처럼 흔들리고

by ASTER

도시의 중심 광장, 감정의 파동들이 은은하게 물결치는 저녁.

해인은 공동체 안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자신을 열고, 타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감정이 단절의 원인이 아니라 연결의 고리가 될 수 있음을 배워나갔다.


그러나 감정과 감정이 만날 때,

반드시 이해와 공감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해인은 최근에 알게 된 또 다른 이, ‘유람’과의 갈등 속에 놓였다.

유람은 얼마 전 수아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즉각적으로 드러내는

해인의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고,

해인은 그런 유람의 침묵이 외면처럼 느껴졌다.


둘의 오해는 어느새 점차 깊어져 갔다.

감정이 엇갈리는 순간, 해인은 예전처럼 도망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가만히 숨을 고르며 멈춰 섰다.


“나는… 그냥, 너랑 솔직하게 얘기하고 싶었어.

그게 너에게 부담이었을까?”


유람은 잠시 해인의 눈을 피하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응 난 좀 무섭고 부담스러워.
너처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게.
나에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할까...

둘 사이에 조용한 공기가 흐른다.

그 침묵 속에서 해인은 유람의 감정 좌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자신과 다르지만, 결코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감정의 결.

그 모습은 얼마전 수아의 반응과도 비슷했다.

이들은 모두가 마치

예전 해인의 모습을 비추어 보여주는 것처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우리 다르게 살아왔지만,

음.. 감정의 결을 함께 맞춰 나갈 수 있을 거야.

감정이 다르면, 서로의 간격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이니까.”


그날 밤, 해인은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감정의 파동이 수면처럼 일렁이며 도시를 감싸고 있었다.

그 안에는 무수한 감정 좌표들이 빛나고 있었다.

깊고 넓은 하늘,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어떠한 희망이 해인의 가슴에서 반짝였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감정이란 좌표는 홀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충돌갈등속에서 조정되고 다시 그려지는 것임을.

그리고 그 복잡하고 유연한 세계 속에서,

이전과는 달리 조금 더 자신을 이해하게 되었다.



[다음화 예고]


제15화.「귀환의 징후」


수아와의 대화, 그리고 마지막 문을 향해 나아가는 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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