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한 마음 내려놓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꿈을 하나쯤은 품고 산다.
그리고 늘 같은 바람을 덧붙인다.
가능하면, 빨리.
특히 한국인에게 ‘빨리빨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일까 요즘 콘텐츠의 제목들은 하나같이 '조급함'을 자극한다.
한 달 안에,
일주일 만에,
단기간에.
마치 속도만 확보하면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아 물론,
내가 가려는 길을 먼저 걸어간 사람들의 노하우가 있다면
누군가에게는 돌아갈 필요 없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지름길이 오히려 더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대부분 후자였다-
학창 시절부터 그랬던 것 같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방법을 따라 하면
이상하게도 결과는 늘 어긋났다.
더 빠르다던 방법은
오히려 실패로 이어졌고,
나에게 많은 시행착오를 안겨줬다.
어른이 되고 보니
세상은 우리를 혹하게 만드는 말들로 가득했다.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적은 돈으로 빠르게 목돈 만들기,
몇 주 만에 블로그 수익화,
단기간에 팔로워 몇 만 만들기,
한 달 안에 영어 말하기...
그 방법들에는 분명
나름의 체계와 논리가 있다.
돌아가지 않고 '빨리 가는 법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그 방법을 만든 사람에게는
그 퍼즐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질지 몰라도,
그것이 나에게까지 꼭 맞지는 않더라.
그럼에도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사람들도 있다.
나는 그들을
‘단숨에 성공한 사람’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들에겐
이미 쌓여 있던 시간이 있다고 믿는다.
예전에 같은 직장에서 일했던 한 동료가 있었는데.
그분은 지금
인스타그램에서 3개월 만에
약 4만 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가진 육아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아기가 태어난 후 올리는 릴스마다
수십만 조회 수와
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수많은 육아 인플루언서를 지켜봐 왔지만
그만큼 빠르게 팔로워를 늘려가는 사람은 드물었다.
도대체 무엇이 달랐을까-
그분은 인스타를 처음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도전은 결코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블로그를 운영하며 일 100명 이상의 방문자를 쌓았고,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해
약 2천 명의 구독자를 모아본 경험이 있었다.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했다)
그분을 오래 지켜보며
나는 소위 그 ‘킥’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바로
독서와 글쓰기-
거기에 추진력이라는 부스터가 더해진 것이다.
그녀는 점심시간마다 책을 자주 읽었다.
유독 타사 사람들과 소통을 잘했고,
이메일을 통해 글로 더 정확히 의사를 전달했다.
브런치를 통해서
그녀의 글이 꽤 깊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겉으로 보면
그녀가 하루아침에 이룬 성과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이미 오래 쌓인 시간들이 있었다.
설령 그 시간 동안
남들이 보기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그녀가 묵묵히 해오던 것들은
결코 헛되지 않았던 것이다.
눈에 띄지 않았을 뿐,
그 모든 시간이
결국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얼마나 빨리’에만 집중한다.
그러나 내가 깨달은 것은
"결코 단기간에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라는 것이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생각보다 빨리 무너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엇이든
내 것이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내것화)을 깨달았다.
지난 글에서
‘10년 뒤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글을 썼었다.
미래를 떠올리다 보니
지난 10년의 '내가' 따라왔다.
나는 늘 빨리 가려고만 했었다.
단기간에 살을 빼려 했고,
벼락치기로 높은 성적을 얻으려 했고,
빠르게 외국인처럼 영어를 말하려 했었다.
그리고 늘 빨리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가
매번 작심삼일로 끝내기 일쑤였다.
그 모든 순간은
시행착오로 남았다.
그 순간마다 세상은 나에게 이렇게 알려주고 있었다.
결코 빨리 가는 법은 없으니,
정석대로 차근차근 가라고.
그 과정에서 지치지 말고, 포기하지 말라고.
수십 번 쓰러져도 다시 털고 일어나는 것이
결국, 가장 빨리 가는 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