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워렌버핏이 내게 던진 다음 N대 삶에 대하여
요즘 나는 취업을 준비하며
면접 질문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중에서 기업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 하나 있다.
10년 후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사실 이 질문은 업무적으로
'입사 후 10년 뒤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를 묻는 말이다.
그런데
이 질문을 내 인생으로 가져와 보니,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내 인생을 길게 놓고 봤을 때
과연 나는 10년 뒤의 나를
제대로 그려본 적이 있었나.
10대의 나(중고등 시절)는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은 소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입시'라는 커다란 벽 앞에서
마음껏 놀고 싶고, 먹고 싶고,
입고 싶은 것들을
꾹 눌러 참아야 했던 시절이었다.
그때 나는 다짐했었다.
스무 살만 되면 다 하겠노라고-
하고 싶은 것들은 참 단순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몰아보고,
여유 있게 쇼핑하고,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책 읽고,
친구, 가족과 여행 가기.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간절했나 싶을 만큼
소소한 것들이었다.
막상 20대가 되니
그것들을 다 이루진 못했다.
20대 초반은 알바 하느라,
중반은 학점 따느라,
후반은 취업하고 돈 버느라.
그렇게 나의 20대는 단숨에 흘러갔다.
돌아보면
그 시절은 참 다채로웠다.
알바와 공부, 취업과 직장생활,
그리고 연애와 결혼까지.
나에게 20대는
불안의 연속이었다.
무엇으로 먹고살아야 할지
생존이 걸린 고민을 해야 했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느라
나 자신에게 투자하는 건 늘 뒤로 밀렸다.
그러나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삶이었다.
각 시기마다 만났던 소중한 인연들,
작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애썼던 순간들,
치열하게 고민했던 흔적들.
그 자체로
찬란한 낭만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 지나고 보니
힘들었다고 느꼈던 그 시절이
최고로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걱정도, 고민도 많았지만
내 옆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
20대는 그런 잔상으로 남아있다.
30대가 되어서야
어른들이 귀에 딱지가 지도록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20대에 많은 도전과 다양한 경험을 해보세요.
그놈의 알바 조금만 덜 하고
더 많이 경험할 걸,
더 많이 놀 걸!
그때만큼
시간이 많은 시절이 없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영어도 더 적극적으로 공부해 볼 걸,
외국인도 만나고,
해외여행도 많이 다녀볼걸.
책도 미친 듯이 읽어볼걸.
30대가 되니
10대와 20대의 그 여유로운 시간들이
유독 그리워진다.
20대의 나는
30대를 막연히 상상만 했다.
그냥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겠지-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현재에 이르러
어느새 나는 30대를 살고 있다.
아이를 키우며
내 시간은 더 줄어드는데
그동안 이루지 못한 것들,
하고 싶은 것들이 오히려 늘어만 간다.
약간의 조급함이 밀려온다.
나의 40대는
아직 막연하다.
마치 20대의 내가
30대를 상상했던 것처럼.
재취업과 집마련,
아이의 교육 등
가정에서 신경 써야 할 일들은
더 많아질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느낀다.
지금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10년 뒤의 삶을
조용히 결정할 테니까 말이다.
그저 현재를 잘 살아내면서 계속
10년 뒤의 나를 그려본다.
10대의 꿈은
당연하다는 듯 응원을 받는데,
그다음 N대의 꿈은
왜인지 조용하다.
10대부터 90대까지 생각하면
인생은 길다.
작년에 95세 워렌버핏은
은퇴를 앞두고도
구글 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관련 기사를 읽고
그 순간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나는 매수한 숫자보다,
90대의 나이에도
최신 기술 트렌드를 공부하고
미래를 판단해서 투자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90대에도
여전히 시장을 읽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그 열정에 눈이 갔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나도 90대가 되었을 때
무언가를 공부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가 20대를 잘 살았는지를 따지고 있을 때,
그는 이미 새로운 것을 공부하고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계기가 나의 다음을 꿈꾸게 하였다.
인생에서
가장 큰 무기는
'꾸준함'이라는 것을 배웠기에.
아직 10년 뒤는 한참 남았지만,
그때의 꿈을 이루기 위해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다가가보려 한다.
(40대가 아직 너무 막연하여 며칠 동안은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봐야겠다'__')
독자님들의 다음 N대(10년 뒤) 꿈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