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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 요강과 연분홍색 보자기

by 여유

행복도 잠시



우리는 여시에게 감사함을 느꼈다.

그녀의 난리로 우리는 할머니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둘째에게도 감사했었다. 진상이 새벽마다 찾아왔지만, 집에서 이유 없이 전신마사지를 받거나, 욕 들을 일이 없었기 때문에.




추운 겨울이었다.

그날만큼 춥고 소름 끼치는 날이 있었던가.


갑자기 둘째 진상이 찾아와서 연분홍 보자기를 출입구에 놓는다. 짐은 별로 없었다.


보자기 안에는 요강과 할머니의 아노락티, 한복 등 옷 몇 가지가 들어 있었다.

검정비닐봉지에 안에는 요강이 싸여 있었고, 똥, 오줌도 쌓여 있었다. 비워지지 않은 채. 똥, 오줌 그대로..




컴 백 홈..

할머니가 집으로 컴백을 했다.

할머니의 굿즈. 요강과 함께.


할머니는 가장 좋아하던 셋째에게 버림을 받고. 둘째에게도 버림을 받았다.




그렇게 싫어하던 우리 집에 다시 오게 됐다.

서로가 서로를 싫어하는 그런 관계.


단 한 명 동생을 제외하고는.


이제 그녀의 컴백과 활동이 이어질 것이다.

시간이 흘러 할머니는 약해졌을까?

더 강력해졌을까?


굿즈 :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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