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미는 곰팅이여.
옛날 우리 집.
방과 부엌을 제외하고는 짙은 나무로 인테리어 한 집이었다.
아빠는 중앙일보 신문을 구독했다. 티브이 편성표 때문인 듯하다.
거실.
초록색 플라스틱 소쿠리.
그 위에 중앙일보 신문을 펼쳐 놓고, 멸치를 말렸다.
일하는 도중 엄마는 아들(나에게는 오빠)의 전화를 받게 된다.
할머니가 엄마더러 곰팅이래.
왜 엄마가 곰이야.
오빠는 그 소리가 싫었나 보다. 왜 우리 엄마가 곰인지.
니미는 곰팅이여. 니미는 곰팅이. 니미는 미련 곰팅이.
자꾸 다시 걸려오는 오빠의 전화에 직원들이 묻는다. 무슨 일이길래 자꾸 집에서 전화가 오는지.
집으로 간 엄마는 할머니한테
애들한테 그런 소리하지 마세요. 자기 엄마 흉보는데 가만있을 애가 세상에 어디 있어요?
질문했고, 할머니는 미련 곰팅이마냥 멸치를 왜 이렇게 많이 샀냐며 타박했다.
좌초지종은 이렇다.
집에서 건어물을 좋아하는 둘.
아빠와 할머니.
아빠와 할머니는 생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간식으로 먹었다. 그걸 매번 작은 상자로 살 수 없어 큰 상자로 사 말려 놓은 것이 이 사단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엄마는 할머니에게
멸치나 안 먹어야 말이지. 독판 다 먹으면서 그런 소릴 왜 하셔요? 곰팅이니까 참고 살지 안 그러면 진작 이혼했어요!
할머니는 입을 다물었다고 한다.
곰팅이라는 말에 화가 끝까지 난 오빠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난 엄마에게 질문한다. 엄마. 근데 오빠는 안 맞았어?
안 맞았나 보다.
그렇게 곰팅이는 셋째 여우의 덕분에 할머니를 벗어났지만, 변호사에 의해 다시 만나게 됐다.
엄마 별명 : 곰.
둘째 작은엄마 별명 : 변호사
셋째 작은엄마 별명 : 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