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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불지 마. 죽을 수도 있어.

by 여유

이제 동생 차례다.


의외로 엄마는 할머니와 부딪히는 시간이 적었다.

퇴근을 밤 11시쯤 하거나 아침에 일찍 가게로 나서거나.




문제는 오랜 시간 붙어 있던 동생과 아빠였다. 아빠는 할머니의 무서움을 깨닫고, 약간 몸을 사리는 편이었다.


동생은 할머니에게 맞은 적이 없어 두려움이 없다. 지난번과 같은 문 잠금 사건으로 동생이 화가 났다. 하교 후 배가 고파 잔뜩 예민해진 여고생.


문을 열어 달라는 동생의 목소리는 할머니의 귀를 통과하지 못했다. 한참 뒤 문을 연 할머니에게 동생은 소리치며 화를 냈다.


할머니는 지난번처럼 지팡이를 드는 대신 오른손을 날렸다. 운동을 했던 동생이 잽싸게 할머니의 손을 잡아챘다.


할머니의 공격이 실패로 돌아간다.


거기서 멈춘다면 우리 할머니가 아니지.

할머니는 손을 포기하고 두 발로 동생을 사정없이 차기 시작했다.



동생은 이때 할머니한테 처음으로 손찌검이 아닌 발찌검을 당하게 된다. 동생은 죽일 듯 발로 차는 할머니를 피해 밖으로 도망쳤다.


동생에게는

할머니에게 처맞는


경험이었다.


그렇게 동생은 친엄마 같은 할머니한테 맞았다. 그리고 동생도 아빠처럼 똑같이 엄마한테 말한다. 엄마, 할머니한테 까불지 마. 죽을 수도 있어.




지금도 궁금하다. 할머니는 도대체 어디서 저런 기운이 솟아 날까?


(그걸 먹었나?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요! 캘로그 콘푸로스트)


동생은 운동 신경이 뛰어나다. 남녀 공학 전 학년 장거리 달리기 대회에서 남자 둘 빼고 다 제칠만큼. 전체 3위.


여학생은 5분 뒤 출발. 공정한 대회였다면 1등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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