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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날 그 손님만 온 게 아니었다.

by 여유

다음 날 아침 일찍 맡긴 물건을 가지러 온다는 손님. 일찍 나갈 수 없다. 대신 집에서

전해 주기로 한다. 밤사이 일을 하고, 손님의 물건을 챙겨 집에 왔다. 내일은 할머니를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손님이 집으로 물건을 찾으러 왔다. 문 밖에서 전해주고 싶었지만, 집에 모시고, 차를 대접한다.


손님은 할머니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리고 미용사처럼 집 안에 냄새가 안나는 것과 할머니의 존재에 놀란다.


미용사와 손님이 집에 온 이후 온 동네 개들의 귀에까지 할머니의 존재가 알려진다. 엄마는 지금으로 치면 인플루언서.

쫌 인기가 있었다. 지금도 역시


그런데 그날 그 손님만 온 게 아니었다.


할머니는 방에 있을 때 자꾸 누가 왔다며 무서워했다. 검은 무언가가 보인다며.

같이 있는데 도대체 뭐가 무섭다는 건지.


할머니 방 구조

할머니 등 뒤로는 큰 장롱이 있었다. 장롱과 왼쪽 벽 사이 공간이 조금 있다. 그 틈에 까맣고, 긴 생선뼈처럼 생긴 옷걸이를 넣어 놨다. 옷걸이에 할머니 옷이나 잠바를 걸어뒀다.


그날 밤 엄마는 할머니가 기저귀만 찬 채 홀딱 벗고, 옷걸이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본다.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깜짝 놀라 일어난다.

꿈이다.

할머니는 옆에서 곤히 자고 있다.



나는 물었다.

엄마! 할머니가 다시 건강하게 서 있던 게 소름 끼쳤던 거야? 하. 언제 끝나나? 다시 시작인가?


엄마 : 아니. 그냥 귀신같았어.



나는 가끔 그 옷걸이가 무서웠다. 옷걸이 꼭대기에 옷을 걸치면 마치 머리가 긴 귀신이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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