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느 날.
고모의 자식 중 하나가 엄마를 찾아왔다. 그것도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십 년이 더 지난 후.
자주 찾아뵙고 싶었는데, 자주 오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인사치레다. 서론이 길었던 고모의 아들이 본론을 꺼낸다.
둘째, 셋째네가 땅을 팔면 주기로 했는데, 공증을 안 해줘요. 변호사를 사서 고소를 진행할 건데, 말이라도 어떻게 좀 잘해주세요.
이렇게 가까이 사는데 올 마음이 있었으면 진작 왔겠지? 증조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야. 호적 상으로도 전혀 관계가 없는 너네가 탐낼 재산은 아니다.
거절이다.
그 후 그들은 어떻게 오빠의 전화번호를 알았는지 문자와 전화를 하기 시작했지만
다시 이런 일로 연락하지 말라는 말 한마디로 아빠의 징그러운 핏줄들을 끊어냈다.
가끔 바람결에 전해지는 소식으로는
그들의 삶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
우리 가족들 인생에서 아빠의 혈연들이 빠지고 나니 편해졌다. 다시 그 틈으로 들어갈지는 알 수 없다. 방사광가속기 오창 땅의 가격이 얼마인지에 따라. 우리 삼 남매 마음먹기에 달렸다.
들고일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