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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니네한테만 중대발표

돈서울.

by 여유

제대를 했다고 명절에 찾아왔다.

할머니의 셋째 아들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아들을 내려주고, 집 앞에서 기다린다.


저 제대했어요. 그리고 중대발표가 있어요! 누나가 결혼해요!


엄마 : 결혼하는구나. 그래. 축하한다.


진짜 예의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딱 그 정도의 답변. 셋째 부부의 딸이 결혼한다. 정적이 흐른다. , 니네한테만 중대발표.


그렇게 빈 손으로 와서 밥을 또 얻어먹고, 간다. 거기서 끝인 줄 알았다.

간 보기.

그건 정찰이었다.



할머니의 셋째 아들이 왔다.

할머니 돌아가신 지 5년 만이다.

내 방문 앞에서 대화를 한다.

아빠에게 하는 말.

귤이에요. 큰 애가 결혼해요.


결혼식 3일 전이었다. 그때 준 돈으로 귤을 샀나? 귤 한 박스를 들고 왔다. 셋째네 집은 차 타고 5분이 소요되는 거리다. 엄마는 집에 없었다. 난 나가 보지도 않았다. 어이가 없었다. 끓어오르는 분노.


난 그가 떠난 뒤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 그 소식을 전했다.

엄마 : 들을 필요도, 갈 필요도 없다. 지 엄마도 버리는 것들이. 지 딸 결혼이 뭐 대단하다고!


우리 가족들은 가지 않기로 결정한다.

아빠만 안절부절이다. 안절부절이면 뭐 하나. 빈 손으로 가면 그 누구도 반기지 않을 텐데..




지금처럼 지내자.

굳이 결혼식까지 갈 사이는 아니라는 것. 추후 오빠가 가족을 대표해서 의견을 전달했다.




중대발표날. 진상의 큰 아들도 같이 왔었다.

서울대 아니면 보내지 않겠다던 진상의 큰 아들은 청주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에 위치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진상의 첫째가 서울대를 갔는지 알 수 없다.

다만 그 아이에게는 악감정이 없었으나 가끔 돈, 서울대를 얘기하던 진상의 말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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