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을 절, 이을 연
할머니의 장례식이 끝났다.
둘째가 장례식에 대한 비용을 냈다. 돈자랑, 돈자랑하더니, 결국 한 번은 하는구나!
둘째 진상 : 형수, 가족계를 합시다!
엄마 : 어머니 살아 계실 때, 돈 나갈 때는 모른 체하더니. 가족끼리 의 다 상하고, 돈 나갈 데 없으니 이제 계를 하자고? 친한 둘이서 하면 되겠네!
가족계를 하면 또 얼마나 들볶겠나.
그 후 둘째 진상은 술을 먹고 찾아와 깽판을 쳤다.
이제 다시는 술 먹고, 찾아오지 마세요.
오빠의 말 한마디에 집 근처, 어디에도 얼씬하지 않았다.
다 재미있고, 신났던 것이다. 다 기억했던 것이다. 다만 어리게만 봤던 우리가 성인이 된 순간 창피함이 밀려들어 온 것일 뿐.
수십 년간 우릴 들 볶은 진상과 셋째는
할머니 제사에도 오지 않았다. 좋았다.
그러다 몇 년 후 명절 둘째네 큰 아들과 셋째네 막내아들이 왔다.
셋째네 아들이 군대를 간다며 인사를 하러 왔다. 그것도 모자를 푹 눌러쓴 채.
엄마 : 모자 벗고 절해.
셋째네 아들 : 머리를 안 감고 왔어요.
엄마 : 여기는 어떻게 왔니?
셋째네 아들 : 아빠가 태워줬어요.
엄마 : 아빠는 그럼 어디 있니?
셋째네 아들 : 밖에. 차 안에 있어요.
음식을 먹인 후
엄마는 돈을 쥐어주며
이런데 올 때는 빈 손으로 오는 거 아니다. 다음엔 할머니께 드릴 술 한 병이라도 사들고 와라.
하며 좋게 보냈다. 그리고 2년 뒤 다시 찾아왔다. 그때도 역시 빈손이었다. 중대 발표가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