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의 경계

10화

by gir

하늘이 찢어진 뒤, 세상은 방향을 잃었다.

위아래가 바뀌었고, 빛은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도시는 여전히 빛나고 있었지만,
그 빛은 더 이상 순수하지 않았다.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듯한 빛이었다.

남자는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손끝의 감각이 점점 희미해졌다.

“당신… 사라지고 있어요.”

여자가 속삭였다.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당신이 아래로 끌려가고 있는 겁니다.”

그녀의 발끝이 공중에서 흔들렸다.

바닥은 더 이상 단단하지 않았다.
빛과 어둠이 뒤섞인 바람이
그녀의 몸을 천천히 아래로 끌어내렸다.

“가면 안 돼요.”

그녀는 손을 뻗었다.

그러나 남자의 손이 닿기 직전,
그들의 빛이 서로 부딪히며
폭발처럼 흩어졌다.

시야가 하얗게 번쩍였다.

여자가 눈을 떴을 때,

세상은 변해 있었다.

하늘도 땅도 없었다.

빛이 반쯤 꺼진 거리, 어둠이 반쯤 깨어난 세상.

그녀는 그곳에서 혼자였다.

그러나 귀 끝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이 있는 곳으로, 내가 갈게. 그 목소리는 바람처럼 스쳤다.

여자는 고개를 들어 위을 보았다.

빛의 도시와 어둠의 거리, 그 사이의 경계선이
희미하게 물결치고 있었다.

“이제… 두 세계가 섞이는 건가요.”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래도, 이번엔…그 끝이 두렵지 않아요.”

바람이 불었다.

빛의 조각들이 흩어져
그녀의 머리카락에 내려앉았다.

그때, 어딘가에서 작고 낮은 종소리가 울렸다.

탕, 탕, 탕.

어둠과 빛이 뒤섞인 도시가,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발 아래,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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