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간절히 원하면 내 것이 되지 않더라

에세이

by 별총총하늘


한때 나는 매일 아침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스님의 말씀은 간결하면서도 심리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힘이 있었다. 마음이 뒤숭숭할 때, 그의 설법은 세상의 무게를 덜어주곤 했다. 물론, 공감이나 위로보다는 문제의 핵심을 찌르는 차가운 현실감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스님의 말씀은 정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다.


“너무 간절히 원하면 내 것이 되지 않더라.”


이 말을 한 사람은 최근 한 토크쇼에 출연한 배우였다. 28년간 배우로 살아온 그는 연기와 삶에 대한 고뇌를 담담히 풀어놓았다. 그는 말보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얻은 깨달음을 공유했다. 간절함 대신 자연스러움을, 기다림 대신 받아들임을 배우는 것이 그가 터득한 삶의 방식이었다. 그의 말을 들으며 나도 문득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믿고 싶은 태도였기 때문이다.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배우가 출연했던 작품의 작가는 법륜스님과 오랜 인연이 있다고 한다. 배우는 그 작가를 통해 매일 아침저녁으로 마음 수행을 실천하며 5년을 보냈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법륜스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특별한 배우와 평범한 나도 같은 고민 속에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묘한 위로를 받았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늘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한 해의 일을 마무리하고, 다가올 새해를 준비해야 한다. 일이 많을 때는 “잠시라도 쉬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지만, 막상 일이 끊기고 나면 하기 싫었던 일들조차 그리워진다. 계약직으로 일하는 내게 이 시기는 언제나 불안과 도전의 계절이다. 새 계약을 기다리거나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방학 동안 할 수 있는 일에 지원했지만, 서류 전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실망감이 몰려올 때마다 배우의 말이 떠오른다. “너무 간절히 원하면 내 것이 되지 않더라.” 어쩌면 나는 지금 간절함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 있는지도 모른다. 간절한 마음은 때때로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하기도 한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체념과는 다르다. 간절한 마음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집착의 무게에서 벗어나 진짜 내 것이 될 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배우의 말처럼, 너무 간절히 원하지 않아도 다가오는 삶의 선물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지금 나는 그 선물들을 기다리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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