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 5~7
드라마 <빨간 머리 앤> 시즌 1은 원작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원작의 중요한 사건들은 일부 남아 있었지만, 현대적인 주제를 반영하기 위해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이런 변화는 현대 관객을 의식한 시도로 보이는데, 일부 시청차에게는 원작의 매력이 약화되었다고 느껴지기도 할듯하다.
앤과 다이애나의 우정을 다룬 에피소드는 원작과 유사하게 그려졌다. 앤이 실수로 과일주를 대접해 다이애나를 취하게 하고, 배리 부인이 화를 내며 두 사람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장면은 원작에서도 중요한 사건이다. 드라마는 앤이 다이애나의 동생 미니메이의 후두염을 치료하며 배리 부인의 마음을 돌리는 과정을 잘 담아냈다.
하지만 학교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는 거의 사라졌다. 원작에서 앤이 길버트와 경쟁하고 친구들에게 인정받는 과정이 중요한 줄거리였는데, 드라마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대신 길버트의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는 것은 안타까웠다.
드라마는 사회적 문제와 현실적인 메시지를 더 부각한다. 예를 들어, 농장 일꾼 제리의 빈곤, 길버트의 가족사, 그리고 매슈와 마릴라의 재정적 어려움이 강조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가 각자의 불행을 안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앤이 이 현실을 깨닫는 과정은 그가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을 유지하면서도, 주변 세계의 복잡함을 이해하려는 성숙한 여정을 보여준다. 이는 현대적이고 성숙한 주제를 드라마에서 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원작의 순수한 감성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매슈와 마릴라가 앤과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은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 원작에서는 매슈가 카모디 은행의 파산으로 심장마비를 겪지만, 드라마에서는 대출 문제로 위기를 맞는다. 앤이 이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모습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잘 보여줬다. 세 사람의 관계가 점점 깊어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졌다.
하지만 드라마는 원작의 느긋한 매력을 잃어버린 것 같다. 원작에서 앤의 엉뚱하면서도 영리한 어린 시절은 이야기의 큰 즐거움이었다. 드라마는 앤의 성장보다 극적이고 사회적인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면서 원작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