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킨 부분을 잡은 손은 아프기만 하다

생각중...

by 별총총하늘

관계란 마치 길게 뻗은 실타래 같다. 서로의 마음을 엮으며 다가갔지만, 시간이 지나며 실은 얽히고설킨 매듭처럼 느껴진다. 실타래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자니, 더는 그 실을 당길 힘이 나지 않는다. 실은 부드러워 손끝에서 미끄러지기도 했고, 때론 너무 날카로워서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우리는 서로를 향해 손을 뻗었다. 때로는 그 손을 꼭 잡고, 때로는 저 멀리 놓아두기만 했다. 아무리 다가가도, 마음속에서 어떤 선이 그어져 있는 듯했다. 그 선을 넘지 않으려는 무언의 약속처럼. 내 마음이 그 선을 넘는 순간,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선은 항상 모호하고 흐릿했다. 내가 그 선을 넘었을 때, 상대는 나를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다시 물러서서, 말 한마디에도 괜히 눈치를 보게 되었다. 말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 말을 덧붙였다. "괜찮아, 괜찮다고." 그렇게 말하면서도 정작 그 말이 얼마나 허전한지를 알았다.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들 같았다. 각자의 색깔이 달라서, 가끔은 그 색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벽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벽을 넘고 싶었지만, 그 벽을 넘은 후에 마주할 또 다른 벽이 두려웠다. 결국 우리는 벽들 사이를 오가며 서로를 바라보았고, 그 속에서 길을 잃은 듯한 기분에 빠지기도 했다.


실타래가 풀리지 않는다면, 그 실을 놓아야 할까.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내 안에 여전히 남아 있다. 실이 다시 엉키지 않게 되기를 바라며, 나는 조심스레 그 실을 붙잡고 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나는 알게 된다. 실이 엉킨 자리를 잡은 손은 아프기만 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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