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예희 작가 『나이 드는 몸 돌보는 법』
* 신예희 작가 『나이 드는 몸 돌보는 법』 : 2025년 10월 14일 (화요일)
우리 동네 주민 신예희 작가는 자신의 에세이 『마침내 운전』으로 약 2년 전 우리 동네 반달서림에서 북토크를 한 바 있다 (https://brunch.co.kr/@ebec0174a6a7411/40). 자동차 운전에 발을 들인 과정과 운전으로 느낀 효능감을 맛깔 난 문체로 담아낸 책이었고, 마침 작가가 연습했던 운전 현장이 동네였던 지라 생생한 현장감이 더해져 무척 유쾌한 북토크였다. 같은 동네 주민에 나이까지 동갑이라 내적 친밀감이 느껴져, 북토크 후 신예희 작가의 SNS를 팔로우하고 간간히 포스팅한 글을 접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갱년기를 주제로 작가가 겪은 증상 혹은 경험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 또한 예전 같지 않은 몸을 느끼고 있던 터라 관심을 갖고 유심히 읽으며 하트를 살포시 누르고 조만간 이 내용으로 신예희 작가가 책을 내고 북토크를 한다면 꼭 참석해야겠다 미리 마음먹었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신예희 작가의 갱년기 경험담 혹은 조언집이 내가 좋아하는 유유 출판사의 ‘~하는 법’ 시리즈의 『나이 드는 몸 돌보는 법 – 완경 전에 알아야 할 체력, 시간, 돈 준비 가이드』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반달서림 대표님은 바로 북토크 일정을 잡았다. 해외에 체류 중인 대표님이 한국 방문기간과 맞물리는 날짜로…… 대표님이 아직 갱년기를 생각할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수습보다는 예방이 낫다. 갱년기도 그렇다.’라는 책 속의 글이 꽤 큰 영향을 주었나 보다.
북토크 당일이 되어 역시 갱년기에 관심이 있는 동네 지인과 함께 참석을 하였다. 평일 저녁 북토크라 참석자는 많지 않았지만, 관심의 열기는 뜨거웠다. 신예희 작가가 준비한 토크를 이어가는 가운데, 맞장구를 치며 각자 자신의 갱년기 증상을 이야기하는 참석자들. 덕분에 갱년기 관련한 여러 지혜를 주워 담을 수 있었다.
나의 경우 제일 먼저 왔구나 싶었던 것이 노안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근시로 안경을 써 왔고 가끔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때가 있는데, 나이 사십에 접어드니 책을 볼 때면 글씨가 뭉개지고 초점이 맞지 않아 보이는 것이었다. 안경을 벗고 책을 보면 글자가 또렷하게 보이는 걸로 보아 노안이 확실해 보였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서는 핸드폰 문자를 볼 수가 없어 이제 콘택트렌즈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한 때 잠시 라식수술을 고려했던 것이 떠올라, 만약 라식수술을 했다면 돋보기를 쓰고 핸드폰을 봐야 했을 거라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노안은 다초점렌즈 안경으로 어느 정도 해결하고 있는데, 다초점렌즈의 세계도 참 넓었다 제조사가 다양한 것은 물론, 또렷함을 보장하는 각도도 여러 단계였는데, 그 각도가 넓을수록 가격은 올라갔다. 보다 넓은 또렷함의 대가를 기꺼이 치를 수 있는 재력이 필요하다.
그다음으로 온 증상은 흰머리와 탈모. 아침마다 머리를 감을 때면 손가락 사이에 머리카락이 딸려 나오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나면 바닥에 머리카락이 후드득 떨어져 있다. 머리카락이 새로 돋아나는 속도와 수가 빠지는 속도와 수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슬프게 느끼는 중인데, 설상가상으로 머리카락이 자라는 속도와 흰머리가 생기는 속도와 수는 빨라진다. 억울한 일이다. 누군가가 이 중 한 가지만이라도 호전되도록 해주겠으니 소원을 말해보라고 한다면 탈모를 좀 줄여달라고 하고 싶은데, 그럴 누군가가 있을 리 만무하니 이것저것 검색해 보고 하나하나 시도해 보지만, 모두 과대 광고인 것인가? 아니면 나한테만 듣지 않는 것인가? 하여 혹 탈모에 관련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을까 기대를 하였건만 예정된 북토크 시간과 내용에서는 배재된 주제였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말로만 들었던 ‘오십견’이라는 강아지가 신기하게도 내 나이 오십이 되자마자 왔다. 그 강아지는 내 오른쪽 어깨에만 붙어 매달려 있는데, 하루 종일 있는 것은 아니고 가끔 존재감을 드러내며 이것이 그 오십견이라는 것인가 싶게 오른쪽 어깨 관절에서 묘한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는 것이다. 오십견 증세는 팔을 위로 들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는 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서 아침마다 유튜브를 따라 하고 있는 요가 동작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조만간 갱년기 검사를 하면서 상담을 받아야겠다.
신예희 작가는 운동을 하면서 체중 감량에 성공하였고,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준비하는 중, 이미 필기는 합격하고 실기와 구술시험만을 남겨두었다고 말해 나의 감탄을 자아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해마다 늘어가고 있어서 매해 체중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실정이다. 나날이 부피를 늘리고 있는 아랫배와 옆구리, 더 이상 체중이 늘면 버티기 힘들 거라 경고하는 듯 삐그덕거리는 무릎 관절에 미안해서라도 어떤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방치되었던 폼롤러를 들고 마사지와 운동을 하는데 자꾸 가루 같은 무언가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살펴보니 창가에 있던 폼롤러가 햇빛에 바스러지고 있었다. 내 결심도 함께 바스러질 뻔했지만,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새 폼롤러를 주문해 운동을 시작한 것이 이 글을 쓰는 날을 기준으로 하루가 되었다. 새 폼롤러를 부지런히 활용하여 근육을 만들고 체지방을 태워 내리라.
그다음은 낡아져만 가는 치아와 약해져 가는 잇몸. 6개월마다 치아정기검진을 받으라는 알림 문자를 받고 예약 날짜를 잡기까지는 마음의 준비가 좀 필요하다. 스케일링만 받고 다음 정기검진에서 보자고 할 때만큼 기쁠 때가 없다. 이번 검진에서는 다행히 치료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잇몸 염증이 있으니 치간 칫솔을 사용하라는 조언을 받았다. 사실 예전부터 받은 조언이었지만 치아 사이에 치간 칫솔이 들어가지 않아 외면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좀 심각하게 조언하시기에 굵기가 제일가는 치간 칫솔로 시도해 보는 중이다. 오십이 넘으니 잇몸을 보호해야겠다는 절박함이 커졌기 때문에……
마지막 증상은 심해진 감정기복이다. 자존감이 바닥으로 내려가 나 자신이 보잘것없게 느껴지고 심지어 투명인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화가 나는 경우가 종종 생겨 괴로웠다. 그러다 ‘이것도 갱년기 증상인가?’라는 의문이 들어 찾아보니 역시 심한 감정기복과 우울감이 갱년기 유명한 증상이었던 것이다. 맘카페에서 흔히 보는 글 중 사춘기 자녀와의 갈등을 호소하는 갱년기 어머니가 바로 나였다. 갱년기의 힘든 증상이라는 불면증은 없어 우선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낮은 자존감과 화의 원인이 갱년기라는 것을 알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잘 읽히지 않았던 책도 다시 읽히기 시작했고, 잘 들리지 않았던 다른 사람들의 말들도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다에 떠있는 조각배로 형상화된 나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높은 파도에 있을 때와 잔잔한 바다에 있을 때를 관찰하며 그때그때 마음을 잡을 수 있었는데, 특히 다른 사람들에게 화가 났을 때 도움이 된 것은 『내면소통』을 쓰신 김주환 교수님이 어느 강연에서 하신 말로, “다른 사람들의 행동으로 화가 날 때,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한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음에 하필 가장 안 좋은 이유를 가정하여 자신 내부의 화를 돋울 필요는 없다. 긍정적 이유를 채택하여 화를 누그러뜨리는 한편,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제는 괜찮아진 증상으로 심리적 요인에 따른 잦은 화장실 출입이 있다. 지금은 괜찮아진 것 같지만 작년에 영화를 보러 간 극장에서 영화 보는 중간에 화장실을 간 경우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있었다. 그 외에도 공연이나 회사 행사 중간에, 심지어는 버스를 타고 가는 중 어느 순간 가슴이 뛰고 식은땀이 나면서 화장실을 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해서 난감한 상황을 몇 번 겪었다. 그때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 이것도 갱년기 증상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어 좀 찾아보니 역시나…… 이후로는 원인을 알고 마음을 편하게 가져서 그런지 신기하게도 걱정할만한 증상은 없어졌다.
이렇게 계속계속 나오는 갱년기 증상들, 오십을 넘긴 여성들의 모임에서는 서로 아픈 곳을 자랑하기 바쁘다고 하던데,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님을 알겠다. 여하튼 각각의 대응방안을 강구하려면, 그리고 갱년기 상담을 받을 때 활용하려면, 이 증상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그런 차원에 북토크 후기에 녹여 적어 보았다.
신예희 작가는 책에도 쓴 광시증과 주사피부염 등 자신이 겪은 여러 증상에 대해 솔직 발랄하게 설명해 주었는데, 아직 겪지 않은 생소한 증상이라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만약 그러한 증상이 생길 경우 다시 이 책을 한 번 들춰 본 후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병원으로 가 상담이나 진료를 받는 다면, 이 책은 그 시리즈의 취지에 맞게 훌륭하게 쓰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몇 권을 더 구매해서 친구들에게 선물을 하는 중이다. 특히 그중에는 딸을 자녀로 둔 친구들에게는 딸에게도 읽히면 좋겠다는 말을 함께 건넨다. 가깝게는 딸이 현재의 엄마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테고, 멀게는 약 30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자신의 일이 될 테니 미리 한 번 가볍게 접해보라는 뜻으로......
다양한 분야의 에세이를 쓰는 신예희 작가. 그녀의 SNS 팔로워로서 포스트를 눈여겨보며 이후 나올 책을 예상해 보아야겠다.
*참고자료
1. 『나이 드는 몸 돌보는 법』 신예희, 도서출판 유유, 2025
2. 반달서림 《나이 드는 몸 돌보는 법》 북토크 안내글 (https://blog.naver.com/bandalseorim/224028138503)
3. 반달서림 《 나이 드는 몸 돌보는 법》 신예희 북토크를 마치고 (https://blog.naver.com/bandalseorim/224042872565?trackingCode=blog_bloghome_search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