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열정페이
남편의 공식적인 용돈은 20만 원이다. 월급이 들어오면 용돈을 체크카드에 넣어 준다. 번외로 용돈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가불의 개념 없이 5만 원이나 10만 원을 더 입금해 주곤 한다. 자주 추가 용돈을 달라고 하진 않아서 얼마의 기간마다 입금을 해 주는지는 나도 기억나진 않는다. 말 그대로 정말 어쩌다 가다. 지갑에는 적어도 10만 원의 현금을 넣어 준다. 그건 매월의 개념이 아니라 내가 생각날 때 열어보아서 1만 원짜리가 들어 있으면 5만 원으로 바꿔서 10만 원을 채워 두는 식이다. 지갑도 내가 열어 볼 생각이 미치지 못할 때면 건너뛸 때도 더러 있고, 남편도 그런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아서인지 지갑에 돈을 채워 달라고 요청 한 기억은 아직은 없는 것 같다.
햇살이 참 좋은 어느 날이었다. 과외를 해서 용돈을 벌어 쓰는 아이가 과외비로 아빠 용돈을 좀 드리겠다며 지나가는 말로
아빠는 한 달 용돈을 얼마를 받아?라고 물어 왔다.
아빠의 용돈 금액을 듣고는 아이가 어찌나 놀라던지.
대뜸 하는 말이,
"아빠! 왜 그러고 살아? 아빠 당장 엄마랑 용돈 협상해. 이건 무슨 열정 페이도 아니고. 아빠가 다 번 거잖아.
아빠 가만있어봐. 그 정도 받는다고 치면 아빠 월급의 몇 퍼센트를 받는 거야?... 와~ 이거 딱 계산해 봐도 최저임금도 안 되네. 아빠, 괜찮아?" 너무 놀래서 진심으로 아빠를 염려해 주는 아이의 반응에 우리 부부는 한참을 웃었다.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잘 살아왔는데 아이 눈에는 매우 불공정한 협상으로 보였나 보다.
남편 : 내 용돈이 너무 적은가 본데 담달부터 올리는 게 어떨까?
아내 : 여보, 남의 말에 그렇게 쉽게 휘둘리고 그러면 안 돼~
아이 : 와 이건 진짜 말도 안 돼. 아빠 내가 매달 얼마씩 좀 보태 줄게.
아이의 말에 우리는 또 크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