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디다스빠라고요

빨리 좀 처리해 주세요 JUST DO IT.

새벽녘, 스마트폰 알림 소리에 잠에서 깨어보니 신용카드 결제 알림이 떠 있었다. 깜짝 놀라 내용을 확인해 보니, 유명 스포츠브랜드 N사의 일본 공식사이트에서 7만 5천 엔이라는 큰 금액이 결제된 것이었다. 나는 단 한 번도 해당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한 적이 없었기에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즉시 신용카드 회사에 전화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카드 정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카드 회사에서는 간단한 질문만 하고 담당자의 연락을 기다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며칠이 지나도록 연락이 오지 않자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카드가 정지된 상태라 생활에 불편함과, 카드 회사의 느린 처리 속도에 답답함을 느꼈다.

드디어 연락이 온 카드 회사 담당자는 내게 가족이 카드를 사용했는지, 카드 정보를 누출시킨 적이 있는지 등을 묻기 시작했다. 나는 독신이고 가족들은 모두 한국에 있다고 거듭 설명했지만, 담당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심지어 나에게 직접 N사에 확인해 보라고 요구했다. 나는 평소 아디다스를 좋아하기에 N사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고 당연히 해당 사이트의 아이디도 없었기에 뭘 어떻게 확인을 해야 하는지 막막했지만 카드 회사의 부당한 요구에 어쩔 수 없이 따라야만 했다.

카드 회사는 경찰에 신고해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카드 회사는 자체 조사를 통해 결제된 금액을 보상해 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당한 게 억울하고 범인이 괘씸한 마음에 경찰서에 방문하여 피해 접수를 했다. 하지만 경찰 역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카드 회사에서 보상을 받았다면 피해자는 내가 아니라 N사라고 말하며 내가 카드회사에서 보상을 받지 않으면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도대체 어떤 논리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일들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N사 사이트에서는 수차례 결제 시도가 이루어졌지만, 카드가 정지되어 있어서 실제로 결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카드를 해지하고 새로운 카드를 재발급받아야 했으며, 재발급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했다.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이 모든 상황을 감수해야만 했다.

평소에 개인정보 관리를 신중하게 하고 있었다고 자부하는데 범인들은 내 카드 정보를 어떻게 알아낸 건지 대단하다.

Impossible Is No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