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은빈 Nov 07. 2023

보자기에 한국의 미를 담은 국제 스몰브랜드

대한민국, 서울

깊숙해서 찾기 어려운 아름다움을 브랜드화하는 모험을 하고 있어요


시각: 2023년 10월 3일, 15시 ~ 17시 - 서울 홍대

장소: 로컬스티치, 누누에 샵




  윤경 님을 만난 건 노마드 사업가를 교육하는 넥스트챌린지 재단법인의 제주도 캠에서였다. 사업 아이템이 독특하여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그녀만의 가치와 사업관이 명확하고 설득력 있어 보자기라는 브랜드에 자기를 꼭꼭 담아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저 잘 나가는 브랜드가 아닌 와인이 숙성된 듯한 깊은 사업을 준비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많이 감동했던 인터뷰였다.






- 윤경 님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보자기 아티스트 변윤경입니다. 보요(Boyo)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저는 한국의 보자기문화와 가치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보자기는 사람을 정성껏 대하고 물건을 소중히 다루는 한국 예절의 습성에서  “복을 싸서 선물하다”라는 뜻을 지녔어요. 단순히 물건을 포장하는 페브릭이 아닌 나와 당신 사이의 소통하기 위한 ‘내면의 마음을 전하는 도구’로 불리기도 합니다.  포장된 선물을 주고받을 때 곱게 풀러 보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 윤경 님은 원래 어떤 일을 하셨나요? 


  첫 직장은 전공을 바탕으로 클래식음악방송국 공연기획 팀에 있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조금 더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이후 저소득층 어린이를 후원하는 국내 언론사 비영리재단 홍보팀에서 일했습니다. 이후 디자인회사 기획팀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던 경험 또 지금은 IT기업 및 박물관 취재기자로 일하고 있어요. 연관성이 없는 것 같지만 거시적으로 볼 때, 스스로 느끼기에 아름다움이 머물러 있는 분야에서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원래 사업에 관심이 있으셔서 시작을 하게 되신 거죠?


  사실 대학시절부터 사업에 관심이 많이 있었어요. 음대생 치고 사업동아리에 문을 두들겨보기도 하여 고, 판교에 가서 스타트업워크숍을 듣기도 했고요. 이런 사업적 관심을 바탕으로 마음속으로 늘 자긍심을 가지고 있던 곳이 있는데요, 바로 동대문 야시장이었어요. 바쁘게 움직이는 노동자들을 보며 생명력 넘치는 시장의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실시간으로 사고파는 현장을 볼 수 있어요. 이런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와 관련된 상품 자체가 품질이나 가격적인 면이나 모두 세계시장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이러한 제품의 판로를 잘 개척해 활로를 모색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보자기와 보따리에 '대한민국의 명품'이라는 키워드를 붙이셨어요.


  브랜드의 끝을 생각하면 명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명품이란 그만큼의 가치를 담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치를 담기 위해서는 헤리티지(유산)가 베이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소위 요즘 말하는 명품시장이 유럽권에만 퍼져있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저는 우리의 보자기 문화에서 명품이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역사를 품은 우리나라의 전통 문양과, 내수가 가능한 메이드인코리아라는 기술력, 그리고 그 안에 깨어있는 많은 디자이너와 산업종사자들의 협업으로 어쩌면 100년가는 명품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일본만 해도 명품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명품이 라고 불리는 브랜드가 특별히 없는 것 같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마 한국전쟁을 겪으며 급진적으로 우리의 것을 엎어야 했던 슬픈 역사 속에서 그 문화가 사장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의 위상이 올라온 지금 다시 한번 우리의 것을 다시 쌓아갔으면 합니다. 일례로 국내 한복시장의 규모는 1조 3000억 정도예요. 이는 국내 전체 패션시장 규모의(56조 7000억 원)의 2%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예요. 실제 색동공장은 우리나라에 하나만 남아있는 상황이고요. 이러한 것들은 지켜가지 않으면 정말 아쉬울 것 같아요. 대한민국의 클래식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유행하지 않는 진짜 가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싶어요. 




- 한국의 미를 전하는 상품인데요. 윤경 님이 정의하는 '미'란 무엇인가요?


  아름다운 것에는 시선이 머무르게 하는 힘이 있대요. 학습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가지 고 있는 심미안이라는 게 있나 봐요. 아름다움이란 그런 것 같아요. 계속 들여다보고 싶고, 자연스럽게 오래 보고 싶은 거요.



  각 국가에도 나라를 정의하는 색이 모두 다른데, 역사 속에서 피어나는 자연스러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오방색이 있지요. 오방색의 빨강은 한국의 빨강이라, 다른 국가의 빨강과 다릅니다. 이런 다름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건 많이 본 듯한 익숙함과 친밀함에서 나오는 본능일 거예요.  


한국전통문양에서 많이 사용한 색으로는 중앙과 동서남북의 5가지 방위를 상징하는 오방색이 있는데 흰(白) 색, 빨간(赤) 색, 파란(靑) 색, 노란(黃) 색, 검정(黑) 색 5가지를 일컫는다



- 국제브랜드로 거듭난다면 어디까지의 수출을 고려하고 계신가요?


  한국을 알고 있는 나라, 그리고 한국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분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수출해보고 싶습니다. 특별히 K-컬처에 관심이 많은 유럽권, 동아시아권이 주 타깃이 이예요.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 사업 준비과정에서 지원받은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아무래도 첫 창업이다 보니 방향성을 잡는 게 어렵더라고요. K스타트업창업지원 포털에 들어가서 보시면 전문가 자문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있어요. 처음에 혼자 로드맵을 잡고, 전문가분들에게 자문을 구해보고 있습니다. 요즘엔 브랜딩에 조금 더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인천시에서 주관하는 청년워크숍을 듣고 있기도 해요. 



- 이 사업을 통해 윤경 님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하나요? 


   사업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를 배우며 살아가고 있어요. 느리지만 천천히 오래 기억되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일할 공간과 시간을 정하는 기준을 찾는 건 자기 자신을 알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나의 브랜드를 만드는 건 하나의 인격체를 만드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요즘 친구들한테 말하는 게 ‘내 꿈은! 내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곤 해요. 제 꿈은 제가 되는 것입니다. 도전 중이고요, 지금을 살아가는 많은 친구들이 용기를 내서 더 나다운 삶을 알아가는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관련 링크: 원데이 클래스유튜브



- 다음 편: 포르투갈 - 오래된 책과 노인을 사랑해서 사업을 시작한 보존 사서 


이전 02화 프랑스 유학 후 부업으로 커피숍을 운영하는 부부 이야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