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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빈 Apr 29. 2022

애자일 (Agile)적인 비즈니스 본부와의 소통법

회사 목표와 사용자에 집중한 운영 매니지먼트

    스타트업이 고객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품을 만드는 단계는 세 개념에 입각한다.


Minimum viable product: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최소한 생존성 기능을 갖춘 제품

Minimum sellable product : B2B 고객을 타게팅해 기능이 추가된 제품, 또는 그 기능

Minimum marketable product: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 제품


  세 단계 모두 제품을 고객 의견에 입각해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배움의 축적’을 강조한다.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하지 말고, 단순한 MVP를 바탕으로 심플하게 시작해 제품을 팔며 데이터를 얻고 배움의 결과를 바탕으로 대응해 다양한 사이클을 가동하여 단시간에 배움을 축적해나가는 방식이다.


  그래서 고객과 소통하는 마케터들과의 교류는 중요하다. 우리 회사는 비즈니스 본부와 개발 본부 크게 두 부서로 나뉘어 있는데, 이 중 비즈니스 본부는 마케터들, 영업팀 (세일즈맨), 전략기획팀 등 사용자와 소통하고 유저를 우리 제품으로 유입하기 위해 애쓰는 팀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본부가 서로 층을 달리 해서 서로 소통을 용이하게 하는데 개인적으로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다. 회사의 비전과 장기, 단기적인 목표를 아는 것은 프로젝트 매니저인 나 또한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개발자와 디자이너 분들과 공유해야 하는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또 개발 본부 팀원들이 개인적인 로드맵을 짤 때도 큰 도움을 준다.


  어느 회사를 가든 그 회사의 비전을 알고 그에 맞게 움직이는 것은 기본이라, 개발 본부가 마케터 본부에게 공유받아야 할 몇 가지를 팀 리더와 정의하며 리스트를 작성했다.




1. 올해 매출 목표를 공유받기


  개발 본부에서 이뤄지는 프로젝트는 너무 많다. 그래서 우선순위를 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정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지만, 개발 본부의 경우는 '매출'로 잡는다.


  팀 리더이자 프로덕트 오너가 우리 회사가 이번 해 각 서비스에서 얻고자 하는 큰 매출 목표를 마케터 본부에게 받아왔다. 그리고 개발 본부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매출 규모로 산정하려고 시도하였다. 우선순위를 매출 기준으로 매기고 팀원들과 공유하는 것은 큰 프로젝트에 집중하도록 팀원들의 동기를 자극하는 좋은 효과가 있었다.


  프로젝트 매니저인 나 또한 우선순위를 재선정하고 무엇이 더 확실하게 중요한지 정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했던 것들을 과감히 버리고 팀이 우선시하는 목록에 더 철저히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던 계기였다. 


  또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에게 각 업무를 적은 이슈를 생성할 때 우선순위를 매겨준다. P1, P2, P3 등 중요도에 급을 매겨 라벨을 붙이는데, 우리가 집중해야 할 중요한 기능에 관련된 것들에 높은 급의 라벨을 매겨 정확하게 전달해낼 수 있었다.


2. 중요한 VIP 사용자들의 리스트 공유받기


  우리는 고객의 피드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케터 본부 팀원들 중 VIP 사용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팀원들이 있다. PM이기 때문에 이분들과 수시로 이야기하고, 기능 배포 전에도 설계된 화면을 수시로 보여주기도 하고, 개발자 정기 모임에도 일부로 참여하게 하여 우리 쪽 상황을 공유한다.


  이유는 이들이 고객이 뭘 원하는지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공통된 목표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걸 하나씩 가져다 줌으로써 '고객을 개발하고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소수의 중요한 고객이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뭔지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이 마케터 본부 팀원들과의 소통이 아주 중요하다. 


  고객 리스트를 받으면 QA 팀과 개발자들이 매일 참고하기에도 유리하다. 예를 들어 특정 중요 고객의 제품에 버그가 생기면 개발자는 가장 먼저 달려들어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QA 팀원 또한 아침마다 검사해보는 등 노력해줄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고객이 원하는 기능 리스트도 이들만이 우리에게 줄 수 있다. 리스트는 물론 항상 길고, 더 쌓이기도 한다. 그중 개발적으로 빨리 구현이 가능한 것, 아닌 것을 구분하여 타협 지점을 찾고, 중요도를 마케터 팀원들과 같이 매겨볼 수 있다. 


  중요도가 매겨지면 개발 본부에서 액션이 취해진다. 프로젝트로 로드맵에 해당 기능 개발 시작일이 올라가고, 담당 개발자들과의 킥오프 미팅을 시작한다. 프로젝트 진행상황은 나에 의해 마케터 팀원들에게 중간중간 공유되고 말이다.


3. 특정 요청이 어떤 매출적 가치가 있는지 설명 요구하기


  가끔 이해가 안 되는 요청사항이 올 때가 있다. 분명 이해가 안 되는데 고객이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과감하게 나를 설득시킬 수 없다면 내가 내 팀원들이 일을 하도록 설득할 수 없다는 태도로 추가적인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 어차피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이유'와 '개요'를 문서화하는 것은 프로젝트 매니저인 나다. 따라서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비즈니스 본부는 적극적으로 설명해줄 의무가 있고, 개발 본부는 이해한 즉시 행동으로 옮길 책임이 있다. 




   지금 회사에 들어와서 일하며 크게 바뀐 마인드셋 중 하나가, 한 전략에 안착하지 않고 뭔가 잘못됐을 때 빠르게 태도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 회사는 MVP (Minimum viable product)의 수준을 이미 충족했기 때문에 고객의 타겟층도 확보되었고 고객에게 전부 다 맞춰줄 필요도 없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고객의 피드백은 절실하다. 소통의 장을 활짝 열어두고 언제나 비즈니스 본부 팀원들의 의견을 받는다. 이들이 정기적인 미팅을 요청하는 것이 나로서는 반갑다. 


  계속해서 새로운 의견을 듣고, 실행하고는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마음에 든다. 계획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기보다는 활발한 의견 수렴과 소통으로, 타 부서와 갈등하는 것이 아니라, 유동적으로 협력하여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뿌듯하고 희열이 크다.




  프로젝트 관리자. 애자일을 공부합니다. 아프리카 지역학 전공하고 우연히 IT 회사로 들어가 주니어 PM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물다섯 직장인이에요. 홍대 살고 종로에서 일해요.


- 만화 연재: pm_life_24(인스타그램)

- 블로그: babylion.eun(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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