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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빈 Oct 19. 2022

프리랜서 생활과 경제적 자유

온라인 부업, 어디까지 해봤니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직업이 있다. 우리나라 프리랜서 구직사이트에 들어가면 전문적인 기술직을 요구하는 공고가 많다. 하지만 해외 사이트로 들어가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이런 걸로도 돈이 된다고?' 하는 수많은 일거리들이 온라인으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궁금해서 일부로 제안서(Proposal)를 넣고 받는 금액 상관없이 일을 해봤다. 나의 선을 넘는 호기심은 아래와 같은 일도 해봤다.


한국 엔터테인먼트에 가수로 들어가고픈 해외 K-pop 팬 커버레터 써주기 ($15)

해외 출시된 게임 리뷰를 한국어 정리 후 네이버 카페에 홍보하기 ($85)

한국에 수출하려는 제품 이름(Product title) 정해주기 ($40)

카지노 현황 시장조사 ($75, 고객이 불법 정보를 요구해 중도 포기)

제품 사용설명서 영상편집과 자막 달아주기 (&60)


업워크(Upwork)에 "Marketing"을 치면 나오는 일거리들


  업워크(Upwork)에 예를 들어 "Marketing" 키워드를 치면 나오는 일거리들만 42,375개다. 그래서 내가 다양한 일거리를 찾은 개인적인 방법은


1) 국내보다 해외 프리랜서 플랫폼에서 정보를 찾았고 (아래 추천 리스트)

- upwork.com

- fiverr.com

- freelancer.com

2) 구글 검색을 자주 활용했으며,

3) 협업을 하고 싶다고 개인적인 메일을 최대한 많이 보낸 것이었다.


  새로운 일인 만큼 따로 시간을 투자해 독학해야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게임 분야는 잘 모르는 분야라 전문용어가 어려워 따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하지만 프리랜서의 매력은 모르는 일을 배워가며 할 수 있다는 것이기에, 개인적으로 재밌었다.


  이 외 시간은 하고픈 부업들 몇 가지를 시도해봤다. 취미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기도 하고, 투자를 시도해보기도 하고, 브런치 글을 썼다. 인스타그램 만화도 정기적으로 발행해 올리고 국내 기업 리서치도 했다. 네이버 OGQ 만화작가도 시도했다. 구독자 상관없이 최대한 다양한 일을 해보고 내 일상을 기록하려는 몸부림이었다.


왼쪽부터 개인 인스타 만화, 브런치, 유튜브


  인스타그램 만화 연재를 통해 내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점과, 브런치 정기발행을 통해 글쓰기를 사랑한다는 것과, 유튜브를 통해 나는 영상편집은 딱히 흥미가 없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조금씩 날 알아갈 수 있고 그 시간을 확보해준 지난 네 달에 감사하다.


프리랜서 생활과 경제적 자유


1. 초기에는 시간적인 자유를 포기해야 한다.


  돈 많이 버는 프리랜서가 단기간에 되기에는 참 어렵다. 고객에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좋은 후기를 쌓아야 하고, 후기를 어떻게 이용할지 전략도 짜야하고, 예상치 않게 고객이 불평하는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수시로 해외 고객에게 온 이메일이나 문자가 없는지 확인했다. 어느 날 프로젝트를 마치고 제출했더니 새벽에 고객이 번역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답장이 왔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나쁜 후기를 남길까 봐 조마조마했던 나는 벌떡 일어나 노트북을 켜고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고객과의 신뢰가 쌓이고, 그 고객이 다른 업체에 나를 추천했다. 답장이 하루 늦더라도 괜찮다며 이해해주는 등 고객이지만 친구 같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결국 신뢰를 쌓는 과정이 시간이 걸리고, 그 신뢰가 후에 자유로운 시간을 확보해준다.


  그래도 일해주며 원칙처럼 아래 두 가지를 반드시 지킨다.


고객에게 문자가 오면 반드시 하루 내에 답변한다.

일을 맡으면 예상하는 마감일을 알려준다. (중간에 고객이 진행상황을 묻는 번거로움 없도록)


2. 남의 시간을 사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렇다. 시간을 투자할수록 돈은 벌린다. 어떠한 일이든 완성만 하면 통장이 배불러진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주말을 써가며 일하는 것은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자유로운 프리랜서 생활에 건강하지 않다.


  다만 경제적 자유를 얻고픈 나 같은 사람이라면 내 시간을 아끼면서 수익을 최대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찾은 해결책은 남의 시간을 사는 것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 꽤 유명한 궁예 선수를 만난 적이 있다. 14살의 나이에 부모를 떠나 국제팀에서 활약하고 아시아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딴 분인데 현재 24살의 나이에 은퇴하고 코타키나발루에서 학원을 세워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이 분은 혼자 코치로 일하다가 학생들의 수가 점점 많아지자 업계의 선수 친구들을 고용했다. 세 명의 친구들을 고용하고 자기가 자리에 없어도 학원이 돌아가도록 세팅해놓았다. 그리고 자신은 CEO이자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거기서 영감을 얻었다. 작년에 졸업한 한국외대에서 알고 지낸 유학생들 중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친구가 있었다. 한국에 사는 그 친구에게 연락하니 아직 무직이라 프리랜서 일이라도 찾고 있다고 하더라. 그 친구에게 캐주얼하게 영한 번역물을 나눠주고 마감일을 정해주었다. 웹사이트 상품 상세페이지를 번역하는 것이고 1차 번역을 완성하면 내가 2차로 보완하기로 했다.


애자일적인 고용을 통한 업무량 나누기


  생각보다 일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일을 찾아주고 2차 보완으로 번역물을 완성해주는 소정의 수수료를 가져가고, 친구 계좌에 돈을 넣어주면서 협업이 시작됐다. 적당한 양에 친구는 만족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다른 일을 하느라 바쁠 것을 대비해, 시간을 확보하고 장기간 계약을 맺어놓은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세팅해놓아 다행이었다.



3. 성공에 대한 개인적인 정의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나에게 성공한 인생은 자유로운 삶이었다. 이걸 실험하고 싶어 프리랜서로 살아봤다. 자유로웠기 때문에 다음 여행 목적지와 일거리 등 수많은 선택의 기로 앞에 놓였다. 그래서 오히려 더 불안한 때가 있었다. 나 자신을 완전히 믿지 못하기 때문에 내 선택이 과연 맞을지 의문이 들었던 때가 많았다.


  불안해서 한국으로 돌아가 취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무작정 괜찮아 보이는 기업 세 곳에 이력서를 뿌렸고 세 곳 다 최종 합격해버렸다. 회사를 고르는 나만의 기준을 고려하지 않고 내 길에 확신이 없다는 이유로 너무 섣부른 행동을 취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했다.


  결국 모두 거절하고 한 달 더 프리랜서 생활을 하기로 했다. 디지털 노매드가 어디까지 가능한지 실험을 끝내지 못했고, 회사에 쫓기듯 취직하고자 하는 내 모습이 나같이 않았다. 나는 나답게 살고자 퇴사까지 하고 모험을 감행했다. 이렇게 걱정하며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너무 고민이 되어 직장 동료들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퇴사 전 인수인계를 해드리고 전 회사의 현재 프로덕트 매니저로 계신 분께서 '은빈, 지금의 자유는 앞으로 돌아오지 않아요' 라며 응원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또 다른 동료분은 '지금을 즐겨야 미래에 생각할 때 오늘이 즐거울 수 있어요'라고 답장을 주셨다.


  '성공'에 대한 나만의 정의가 없다면 주변의 목소리에 휘둘리기 쉬운 듯하다. 내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내린 정의가 있어야 내가 무엇을 배울 건지, 휴식과 돈 중 어디에 더 시간을 투자할지 정할 수 있다.


  정의를 해도 이게 맞나 고민되는 그 수많은 순간이 닥칠 때, 이게 맞나 분석하고 생각하는데 시간을 보내지 말고 무조건적으로 나를 믿는 과정이 필요하더라. 그게 시간을 절약하며 빠르게 성공하거나 실패하여 결과를 얻는 애자일적인 가치관이다.


4. 한 분야의 일로 100만 원 이상은 벌어봐야 틈새시장이 보인다.


  온라인으로 일을 하는 하거나 일 추천 목록을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직업이 인기인지, 어떤 시장이 곧 가치가 상승할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틈새시장은 고객과 직접 일해봐야 보인다.


번역을 통해 천 달러 넘게 벌었을 때.


  세상에는 언어를 구사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파파고(Papago) 등 번역기 도구도 있다. 따라서 번역가 수요와 공급도 참 많기 때문에 이 일이 인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무조건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원하는 일이 없는지 물어봤는데, 그렇게 사이트 번역을 처음 시작했다.


  이후 비슷한 건들을 맡으며 나는 웹사이트를 번역해주는 AI 도구가 기술적으로 발전된 상황이 아니며, 한국인 검수자가 언제나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 번역에서 그치는 게 아닌 한국 고객에게 보낼 이메일 내용과 추가 제품 상세 페이지 번역 절차도 항상 뒤따르는 걸 알았다.


  한국으로 제품을 수출할 때 제품 이름을 정하지 못하는 것도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라는 걸 알았다.. "제품 타이틀을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렇게 설정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의견을 묻는 것이다. 이 외에 어떤 포인트에서 번역물로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결국 인내하고 일을 지속하다 보면 틈새가 눈에 잘 보인다는 걸 알았다.

 

5. 피드백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성장한다.


  기업마다 필요 없다는 버려지는 것은 프리랜서의 숙명이다. 계약이 장기간이 아니니 당연히 해고당하기도 쉽다. 일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핏이 안 맞거나, 자리가 찾거나 등의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 실력이 없다고 절대 자책하지 말고 계속 도전했으면 좋겠다.


부정적인 피드백 이후 작업물을 고쳐 완성한 후 고객과 나눈 대화


  이 외 처음 해보는 일이어서 실수가 잦더라도 끊임없이 고객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는 용기도 필요한 것 같다. 젊을 때 한 번이라도 다양한 일을 해보고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꼭 용기를 내길 바란다. 다양한 일을 할수록 '세상에 게임과 넷플릭스 외에 이렇게 재밌는 일들이 많다니'하고 놀란다. 또 스스로의 역량을 테스트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고 감탄한다.

 


6. 돈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집착'과 '욕심'은 다르다. 나에게 돈은 목표가 아니라 내가 사회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지표다.


  여행을 하며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안전하지 않은 숙소를 잡거나 오래된 물을 사기도 했다. 돈을 내 건강보다 우선시하는 것이다.


  돈 때문에 고객의 신뢰를 잃을 뻔한 적도 있다. 장기간으로 협업해왔으니 괜찮겠지 싶어 조금 더 높게 금액을 불렀다가, 왜 가격이 그렇게 책정되었는지 묻는 고객에게 오래 대답하지 못했다. 결국 몇 가지 서비스를 더 넣어드렸다.


  돈을 잘 쓰고 나눠줘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집착하지 않기 위해서다. 내 삶에 돈을 선하게 순화시켜 주인으로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건강하게 내 재산이 쓰이도록 더 좋은 곳에 써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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