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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색깔과 이빨

본색과 본성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지만 학창시절을 지나,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특정 조직사회를 여럿 경험하고 나니, 누구나 생각하듯 나 역시 느끼는 점이 몇 가지 있다. 그 중에서 늘 마음에 와 닿는 말이 두 가지가 있다. 아직도 나의 어머니께서는 두 가지를 당부하신다. 항상 소신있게 행동하되 겸손하고 늘 조심해라. 오늘의 이야기와 그 맥락은 동일하다. 오늘의 두 가지는 어떠한 조직, 사회, 단체, 모임에서나 늘 적용되고, 우리 모두가 생각하고 조심해야되는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기 색깔이 분명해야 한다


5살인 둘째 딸아이는 유독 분홍색을 좋아한다. 머리핀부터 신발, 치마, 양말 거의 몸에 할 수 있는 것은 분홍색이다. 자기 색깔이 정말 분명하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색깔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 색깔을 생각해 보면서 오늘의 글이 정리되었다.


색깔이라...보는 관점에 따라 성격이라 간주될 수도 있고, 성향이라 볼 여지도 있고, 기질이라 생각될 지도 모르겠다. 고상하게 판단한다 치고 은유적 표현으로 특정인의 특성을 특정 색깔이라 하니, 직감적으로는 더 와 닿는 거 같은데, 말로 표현하기가 쉽진 않지만, 일곱 색깔 무지개처럼 누구나 자기만의 색깔이 있다. 특정 색깔이 어떤 성향을 지니는 상징성도 있지만, 그런 정치적 혹은 이념적 특성이라기보다는 자신만의 생각, 주체적인 사고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그러한 본인만의 생각과 사고의 색깔을 가리켜 본색() 혹은 특색()이라 생각한다. 다시말하면 '자기 색깔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개인마다의 본색이라는 게 있어야 한다는게다. 본색이 있으니 사람은 저마다의 여러 가지 색깔이 있고, 그 중에서 선이 굵은 색깔이 있는거다.


 좋은 의도로 쓰이진 않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개인의 정체가 탄로날 때 주로 나오는 대사가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는군"이라며 개인의 여러 가지 색깔 중 그의 정체성의 색깔이 분명해졌을 때,'본색'이란 단어를 사용함도 그러한 연유에서인 듯하다.


누구나 어디에서는 각자의 재능과 역할, 그 상황에 대한 입장이 다르게 주어진다. 같은 역할이라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일의 과정과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색깔이 더더욱 중요해진다. 자신만의 생각, 사고, 주체성, 신념, 가치관이 바로 그 사람의 색깔과 동의어이고, 그것이 그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것임은 틀림없다.


앞서 언급했듯 둘째딸아이가 분홍색깔이 자기 색깔이라 분홍은 다 자기꺼라며 억지쓰는 탓에 첫째 딸아이와 갈등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오늘도 역시 큰 딸과 작은 딸을 지켜 보다가 색깔로 인해 문제가 생겼다. 색깔 논쟁을 하던 두 딸들이 서로의 이빨을 드러내고 싸우고 말았다. 둘째가 말하는 분홍색깔과 오늘 말하는 본색의 색깔이 다른 의미지만,그로 인해 서로의 기질과 공격성향인 이빨이 드러남에 따라 색깔과 이빨에 대한 고민과 의미부여를 할 수 있었다. 색깔에 대한 이빨...


이빨을 절대 드러내선 안된다


이빨이라...매우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의 들짐승의 경우 특정 상황에서 자신의 이빨이 드러난다. 그 이빨은 신체적, 물리적 이빨에서 보여지는 공격성, 맹수의 사나움을 그대로 표현해준다. 그러함은 야생의 동물뿐만 아니다.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특성이다. 그 이빨은 은유적 상징을 통해 특정의,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사용되고, 그 때의 이빨을 가리켜 본성이라고 볼 수 있다.타고난 기질, 특질은 평상시에는 발현되지 않다가 어떤 특정 상황이나 특수 환경에서 자신의 감춰져 있는 본성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색깔과 달리 이빨은 드러나는 것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조직사회에서 화를 내고, 분노를 표출한다는 것은 지속적인 관계를 힘들게 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관계에서 부담을 느껴 정서적 저항을 가지게 한다. 그 이빨때문에 말이다. 그래서 어떤 원인으로 감정이 상했든 간에 '화내는 사람이 결국 지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색깔은 분명해야 되고, 이빨은 드러내지 말아야 하고, 참 쉬운 게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일상과 일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고, 사는 동안에 균형있는 태도와 자세, 유연한 생각과 다양한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나의 색깔과 이빨은 곧 나의 본색과 본성이다. 본색과 본성은 언제나 잘 표현해야 하고, 절제되고 균형감있어야 한다. 스스로 볼 때 자신의 본색과 본성은 어떠한가? 깊이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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