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갈등은 욕심에서 비롯된다. 욕심은 더 가질려는 마음, 탐내는 마음씨라고 볼 수 있는데, 흔히 놀부심보라고 할 때 양보하지 못하는 탐욕, 충분히 있는데 더 가질려는 그런 마음이라고 볼 수 있다.
갈등은 자신과의 갈등이든, 다른 사람과의 갈등이든, 그 중심에는 욕심이 자리잡고 있다. 더 가지고 싶은 마음, 더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 더 편해지려는 마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는 마음에서 욕심은 커진다. 그런 욕심은 다른 사람과 비교를 통해 시기, 질투, 열등감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정부패, 비리, 청탁 등의 문제는 분명 욕심이 그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사회는 개인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욕구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자유경제주의에서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시장은 움직인다. 그 손은 개인의 동기, 자유의지이다.
그 자유의지, 자유의사에 따라 누구나 성공하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고, 똑똑해지고 싶고, 멋지고 잘생긴 매력적인 훌륭한 배우자를 얻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하고 싶은 욕구, 노력의 댓가보다 무엇인가를 쉽게 얻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그에 따라 움직이게 마련이다. 그런 욕구가 다 잘못된 것도 아니다. 사실 어디까지가 좋고 나쁜 경계인지도 구분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지나친 욕심이 문제의 본질이며, 그러한 욕구, 욕심, 탐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자신에게나 다른 사람에게 결코 좋지 않다.
어릴 때 어머니는 내게 항상 노력해서 얻는 기쁨,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 내것과 남의 것에 대한 분명한 구분, 가족의 소중함을 가르쳐주셨다. 그리고 사회관계는 거의 모든 것이 이해관계로 묶여있으니 누군가는 반드시 손해를 봐야하고 그 손해를 내가 보면 된다고 하셨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뒤돌아볼때, 그 어떤 교육보다 더 어머니의 가르침이 나의 일생을 지탱해준다. 일류교육과정이나 석학의 이론적 지식보다 어릴 때 들었던 어머니의 그 말씀이 내 인생을 만들어 주었다.
그 중에서 머리가 복잡하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다시 생각하라는 말씀이 생각난다. 욕심, 욕망에 사로잡혀 있을 때, 어떤 특정 갈등 속에 마음이 무너질 때, 그 모든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포기하는 것이 아닌 인정하는 마음이 필요하며, 무거운 생각을 비우고, 다시 새로운 생각을 채워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다 할 수 없고, 가지고 싶은 것도 너무 많지만 다 가질 수 없으며, 먹고 싶은 것도 너무 많지만 다 먹을 수 없다. 때론 내 것을 포기할 수 있는 마음도 내려놓는 것일 수 있다.
온전히 내려놓고, 그 생각과 욕심을 비웠을 때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가 있다. 우유가 담겨 있는 컵에 물을 먹고 싶으면 우유를 완전히 비워야 한다. 가급적 깨끗하게 비워야 제대로 물을 마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