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재생각

#16.생각하는 늑대, 타스케

서재근

생각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광고기획서 한 권 소개한다. 2007년 '씽킹 브레이커'로 출간된 책을 수정하여 좀 다른 이름으로 재출간한 '생각하는 늑대,타스케'이다. 제목만 보면 썩 흥미가 느껴지지 않지만, 내용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정말 기대이상이다. 보통의 광고기획서와 달리 소설의 형태로 광고기획의 방법론을 수준높게 다루고 있다. 필자가 광고업계에 대해 잘 모르지만, 광고기획에 대해, 기획의 방법에 대해, 생각의 결과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력을 보여준다고 확신한다. 최근 읽어본 기획서가 몇 권 있는데, 그 기획서도 좋은 내용이었지만,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차원과 깊이가 다르다. 군계일학이라고 해야할까?


늑대? 타스케?, 왜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 좀 의아했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급 팀장의 닉네임이다. 이 늑대, 타스케 팀장의 생각의 습관, 정통 광고기획론자의 생각방법론을 스토리로 엮어 풀어 나간다. 물론 주인공김지학이라는 인물의 1인칭 서술로 풀어 가지만, 핵심은 타스케 팀장이다. 이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논리 중심이 기존의 기획서라면 이 책은 서술방법 자체가 색다른 접근으로 소설같은 재미와 현실에 대한 통찰, 빠져 드는 묘미를 통해 업계에서 알아주는 광고기획자 출신다운 특색있는 면을 볼 수 있다.


광고라는 마케팅방법에서 어떻게 접근하는가에 따라, 어떤 컨텐츠와 소재를 가지고 기획하는가에 따라, 어떤 스토리를 담아내는가에 따라 그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광고도 경제논리와 마찬가지로 최소비용에 최대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면 광고의 결과는 곧 돈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에 인지상승, 브랜드에 대한 각인은 곧 기업의 매출극대화로 연결된다. 그래서 '광고기획을 누가하는가'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남다른 기획자인 타스케를 통해 기획하는 방법을 아니, 마켓에서 통하는 생각, 기획 방법을 고민하게 해 준다. 기획이 일반적으로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하고 그 아이디어는 곧 생각에서 나오지만, 광고기획이 일반적인 기획과 좀 다른 점이 있다면 마켓에서 반응이 바로 나오게 되고, 아무리 좋은 기획이라도 구매자에게 매력적이지 않다면 곧 죽은 광고가 된다. 모든 것은 Market에서 Money로 증명된다. 그만큼 광고기획은 전쟁과 같은 치열함이 있고,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하는 곳이 바로 그 곳이다.


그 치열함의 핵심은 바로 아이디어싸움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로부터 광고기획은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책에서는 아이디어의 근원인 생각에 대한 접근법에 대해 말해준다.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아니 '탁월한 기획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설명해 준다.


기획자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아니, 기획을 하지 않는 사람도 모두 생각을 하면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하며, 그 생각은 어떻게 도출되는 것이며, 어떤 결과를 가져 오는가?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다. 보통 생각을 정리하여 프로세스화하고, 매뉴얼화 한다. 나 역시 그렇지만, 알게 모르게 그 프로세스에 갇혀 새로운 접근을 하지 못하는 고정관념에 사로 잡히는 아니, 영혼없는 일을 하게 된다. 그래서 프로세스가 생각을 지배하기 전에, 생각으로 프로세스를 지배해야 하는 것이다. 늘 고민하고, 더 나은 방식을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기획의 첫걸음, 생각의 시작이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