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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시장

 Issued by 서울대학신문 20060903


최근 신문 경제지면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경쟁과 시장일 것이다. 무한 경쟁사회와 시장경제체제가 현재의 한국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은 IMF체제 이후 급격한 구조조정으로 경쟁력 있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정부, 기업뿐 아니라 가정에서조차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가의 위기를 극복했다. 그 열매가 무한경쟁사회와 시장경제체제로 맺어졌다. ‘선의의 경쟁’에서부터 ‘국가 혹은 기업 경쟁력’에 이르기까지 경쟁은 우리의 삶의 일부이다. 하지만 경쟁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봐야 한다. 경쟁을 나쁘게 보자는 것이 아니다. 경쟁을 조금 다르게 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로 경쟁은 상대를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힘을 주기 위한 것이다. 결국 우리는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사회로 가게 된다. 예컨대 A기업과 B기업이 S라는 동종제품에서 경쟁관계에 있다고 하자. 이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최상의 제품이 출시될 것이고 소비자인 C는 가격 대비 성능 등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은 소비자의 만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늘 새로운 제품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과거 많은 발명품이 개발됐을 때 그 발명품의 목적은 그것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편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 경쟁은 대상을 막론하고 성장 혹은 발전을 가져오게 한다. 한국 경제는 위기를 겪으면서 안정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화되었다. 안정은 긍정적인 효과도 많이 있지만,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듯 정체된 곳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 늘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숙하고 성장하는 자가 결국 안정이라는 월계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경쟁은 인류가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러한 경쟁이 자본주의 사회로 접어들면서 시장메커니즘과 연결되어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시장은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가진 수요자와 공급자가 가격이라는 정보(신호)를 통해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시장과 앞서 언급한 경쟁은 자본주의의 핵심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과 경쟁은 궤를 같이 하는 자본주의의 쌍두마차로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유지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과 경쟁에 대해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시장과 경쟁이 우리가 생각하는 인격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무형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과 경쟁 자체가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혹은 약육강식의 구조라는 부정적인 우리의 인식이 자칫 성장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시장 메커니즘이 자본주의와 깊은 관련을 맺고 가격이라는 신호정보체계 하에서 자연스럽게 경쟁하면서 형성·유지되고 혹은 소멸되는 것이라고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이 우리의 생각의 전환에 큰 영향을 주리라 확신한다. 시장과 경쟁은 한국에서도 경제 운영의 큰 축이자 핵인 만큼 우리의 생각 속에 부정적으로 생각되어 오던 일반적인 관념을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성찰하며, 그것이 변질되어 자본주의의 폐단으로 이어지는 우울한 기제가 아니라 건전하고 한국적 풍토에 맞는 자본주의 형성의 원동력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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