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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전업주부 되어보기

'함께'의 소중함

오늘부터 평소와는 좀 다른 일상이 시작되었다. 아내가 셋째 출산을 위해 친정으로 내려가 혼자 두 딸과 함께 몇 주간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두 딸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쉽지 않은 결정이 필요했다. 무엇보다도 나도 월급쟁이니까 회사에서의 승인이 문제였다. 그러면서 들었던 '생각, 결정하기까지의 중요한 포인트는 내가 생각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는 무엇일까?' 였다.


가족? 아이? 생계유지? 성취감? 성공? 과연 무엇이 나의 소중한 가치일까?

한 가정의 가장으로 소득활동 매우 중요하다. 나의 경제적인 활동이 없다면 우리 가족의 생계가 유지되기 어려우니, 정말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가족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가장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나 역시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가족은 삶의 이유이자, 경제적 활동의 이유라고 생각이 된다. 아이들은 어떤가? 옛부터 금지옥엽(金枝玉葉)이라는 말이 있듯 나보다 아이가 더 소중하고, 무엇보다 이들이 정말 건강한 생각을 하고, 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언제나 하고 있다.


이러한 소중한 가치를 생각해 보며 자녀들에게 내가 해 줄수 있는 역할이 이들에게 쉼이 필요할 때 나무가 되어 주는 것, 비가 올 때 비를 막을 수 있는 우산이 되어 주는 것, 있는 듯 없는 듯 따스한 햇살이 되어 줄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 그런 존재와 역할을 잘 하기 위해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가? 의 고민을 통해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생각을 하고, 좀 더 가치있는 시간을 만들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에 과감한 생각과 결정을 할 수 있었다.


오늘부터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막중한 역할을 감당해 나간다. 아침과 저녁을 직접해서 먹여야 하고, 유치원 등하원을 시켜줘야 하고, 목욕과 세면, 양치질과 머리손질을 아빠인 내가 직접해야 한다. 참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언제나 드는 생각이지만, 모든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어떤 태도로 그 일을 맞이하는가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차이라는 것이다. 남자로서 전업주부가 된다는 것도 굉장한 도전이자 의미있는 일이라 나는 확신한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온전히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오늘도 내일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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