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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위기

청년의 위기에서 시작되다

Issued by NEWLOOKS Magazine 2012
대한민국의 위기, 청년의 위기에서 시작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대한민국의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정치의 위기, 경제의 위기, 교육의 위기, 중산층의 위기, 금융의 위기, 기업의 위기 등 위기가 아닌 영역이 단 한 군데도 없다. 매일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위기 소식에 무감각해져 가는 모습이 현실이 된 지 오래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지만, 그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할 때이다. 위기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 중의 하나로 문제는 단순히 하나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기보다는 연쇄적으로 이어져 복합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위기 상태이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대한민국 역시 경제적 충격이 상당히 지속될 것이다. 단순히 경제적 충격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위기 상황으로 기업의 투자 위축, 신규 인력 채용 축소, 소비 심리 감소로 이어져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예측이다. 여기서 더 심각한 문제로 봐야하는 것이 바로 신규 인력 채용 축소로 인한 청년 실업 문제의 확대이다. 청년실업 100만 시대라는 말이 농담이 아닌 현실이며, 대학을 졸업해도 갈 곳이 없으며, 취업한 사람조차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88만원세대가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 청년들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2~30대는 고등학교까지 입시전쟁에 시달리다가, 대학에 입학해서는 해방도 잠시 취업전쟁의 도가니에 빠져 든 전쟁에 익숙한 그러나 승전보는 없는 안타까운 세대이다. 이들의 미래는 곧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미래인 청년의 위기는 곧 대한민국의 위기라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짧게는 20년, 길게는 30년 가까이 부모의 슬하에서 학업을 한 후 할 일이 없는, 일할 기회조차 없는 나라에서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가진 자와 없는 자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은 더욱 극단으로 이어지는 현실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예를 들어 보자. 서울의 사립대학 등록금은 연간 1천만원 가까이 한다. 거기에 지방에서 유학 온 경우 하숙비, 생활비, 도서비, 학원수강비 등 학비외 비용이 1천만원 정도든다. 4년의 시간동안 수 천만원을 대학 공부를 위해 투자(?)하고, 서울의 직장에 취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학생의 모습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학 공부까지는 부모의 도움을 입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부모든 대학생이든 누군가는 등록금을 지불하기 위해 학자금을 대출을 받는다. 부모가 받느냐, 대학생이 직접 받느냐의 차이가 있지만, 어찌 됐든 대학 공부가 보편화 된 지금, 대다수 부모와 청년은 대학공부를 위해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일반적 모습이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한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빚낸 대학 등록금을 갚을 수 있으니 말이다. 취업을 못한 경우는 어찌되는가?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신용불량자가 되며, 채권채무관계에 얽히게 된다. 취업을 한 경우도 밝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빚을 갚기는 커녕, 채무상환에, 결혼 준비 걱정에 경제적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연 서울에서 자력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청년이 과연 몇 명이 될까? 서울 변두리의 집값만 하더라도 2~3억을 훌쩍 넘는다. 전세금을 모으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급여로 모을 수 있는 돈보다 부동산 가치의 상승률이 더 높다면 전세든, 월세든, 자가든 어떤 형태의 주거이든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진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청년이 결혼하는 것이 가능할까? 청년이 미래를 꿈꾸는 것이 가능이나 한 것일까?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요, 청년의 미래이다.


대한민국의 위기는 바로 청년의 위기에서 볼 수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청년이 무슨 대단히 잘못이라도 한 것일까?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우선적으로 정부 정책의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면서 7.4.7공약을 내걸었다. 세금은 줄이고, 간섭과 규제는 풀고, 법치주의를 확립하여 7% 성장, 4만불 소득, 세계 7위 경제를 이룩하자는 공약으로 단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 7.4.7공약 중 단 한 가지만 달성했더라도 현재의 청년 위기는 없었을 것이다. 둘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교육의 실패이다.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뜨겁지만, 공교육은 부실하다는 비판과 사교육은 양극화되어 있어 보편적 교육열 속에 경제력에 따라 양질의 교육 수혜여부가 결정되며, 겉으로는 부정하나, 실질적으로 누구나가 엘리트 교육을 지향하며, 엘리트 교육이 받지 못한 대다수는 또다른 실패자를 양산하는 교육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이 현재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실패한 교육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섣불리 다른 대안이 없는 한국 교육 현실이 더욱 안타깝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가? 정부 정책의 실패는 새로운 정책과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 정쟁과 당리당략에 매달린 현실 정치에 질려 버린 국민과 각종 부정부패, 비리에 연루된 정부 관료, 정치인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겨둘 수 없다. 미래를 만들 청년이 성장할 수 없도록 하는 정책과 정치가 변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교육을 어떻게 바로 잡을 것인가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과제이다. 우선은 공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가치를 가르치지 않는, 가치를 배울 수 없는 교육이라면 사라져야 할 것이다. 또한 입시 위주의 교육과 단순 암기 중심의 교육, 엘리트 교육 지향은 청년의 위기를 더욱 부추길 것이다. 공교육의 강화는 주문식 맞춤 교육의 강화가 필요함을 뜻한다. 사회가 원하는 인재, 기업이 원하는 인재, 시대가 원하는 인재 양성은 획일화된 교육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다양화된 전문교육에서 나올 수 있다. 지금과 같이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같은 시험을 치고, 같은 답을 찾는 교육이 아닌 각자의 재능과 능력에 따른, 개인의 적성과 소질에 따른 교육이 넘쳐 나야 할 것이다. 모두가 대학을 가야되는 것이 아닌, 필요한 사람에게 고등교육을 하며, 또 다른 이에게는 직업교육이 다양하게 인정되고,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 정서와 가치관이 변해야 한다. 각자의 영역에서 1등이 될 수 있도록 서로의 재능과 능력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된다면 현재의 대한민국의 위기, 청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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