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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배워서 남주자

교육의 목적

배움에 끝이 있을까?

배움의 목적은 무엇일까? 

잘 먹고 잘 살려고 배우는 걸까?

교육의 미래는 무엇인가?


얼마 전 큰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입학식에 함께 참석했다. 벌써 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대견스럽기도 하고, 이제 학업을 해 나갈 생각을 하니 짠하기도 하고,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그런데 좀 충격을 받았다. 뭐냐하면 내가 초등학교 다닐때나 딸의 초등학교나 큰 차이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30년 전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때, 그 때 배운 내용, 교실, 선생님, 전체적인 분위기 등 상당히 많은 부분이 변화가 없었다. 내가 다닌 때와 달라진 것은 학생수, 학습기자재만 달라졌다는 사실에 엄청 충격받았다. 세상은 상전벽해했는데...


과연 우리의 교육은 이대로 하는 것이 맞는가?공교육은 변화가 없는 사실을 교육당국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사교육시장이 이래서 발달할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입학식이었다. 물론 교육이 해마다 변해서도 안되겠지만 시대의 흐름과 변화라는 것이 있는데...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왜 배우는가? 무엇을 위해? 잘먹고 잘살려고?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배움의 목적을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왜 좋은 교육을 받고자 하는지, 배운 것을 어디에 어떻게 써먹는지, 그것이 결국 어떻게 쓰여지는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할 것 같다.


좋은 학교, 좋은 선생님, 유복한 가정의 비슷한 부류의 아이들을 만나서, 좋은 내용을 잘 교육받은 다음에는 뭘 해야하는가? 왜 우리는 교육환경, 학군에 목을 매는가? 거기에 무엇이 있는가? 왜 그렇게 좋은 동네를 찾아헤맬까? 그곳에서 그렇게 배우는 목적이 무엇일까?과거 못사는 시절에는 오로지 배부르게 먹는 게 목적일 때도 있었다. 그 시절 배부르게 해주는 직업을 갖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었을 수 있다. 배부르고 남에게 싫은 소리안하고 떵떵거리며 살수 있는 의사, 변호사가 제일의 직업이었다. 뭐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과거보다는 많이 달라졌다. 직업의 다양성, 직업의 위상이 과거와 달라졌고,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경쟁이 적은,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성이 선호의 가중치가 있긴해도 교육받아 성공하는 데 큰 목적이 있음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어찌됐건, 난 모르긴 몰라도 결론적으로는 잘 배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해 주는 것, 이는 결국 배운 것을 잘 나누기 위해 배우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뭐 배워서 남주는 뭐 그런거... 그것이 자녀가 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가 될 수도 있고...바로 배움은 나누기 위해 배운다는 것이다. 그게 교육의 본질이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돈을 벌고 성공하는 것은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고, 그 본질은 바로 배운 것을 나누는 데 있다. 나누는 과정 중에 누구는 좋은 직업을 가져 돈을 많이 받고 나누는 이도 있고 또 어떤 이는 값없이 나누는 이도 있을 뿐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 사실상의 본질은 같다.

그래서 난 이런 교육의 목적이 바로 서야 한다고 생각하며 배워서 남주는, 더 잘 배워서 더 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 내 자녀들이 받는 교육도 그런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해야하며 그러기에 누구에게 어떤 교육을 받는 것보다 본인이 받은 재능과 교육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베풀며, 나누는 자들이 되길 기도하며...


무엇을 배우든 그 배운 것을 남에게 베풀면서 이 사회가 더 발전하는 그 날을 오늘도 내일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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