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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의료의 본질은 결국 서비스업이다

의료정책

난 병원을 정말 싫어한다. 아픈 것도 싫고,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것도, 또 뭐 유쾌함이라곤 없는 그곳이 정말 싫다. 그렇게 싫어하는 그 곳을 명절에 그것도 응급실을 몇 번씩 왔다갔다 했다. 둘째 아이가 고열과 구토 증세로 이곳저곳 응급실을 찾아 헤맸다.


대학병원응급실을 제외하고는 단 한 곳도 소아과 전문의는 없었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한 곳이라고 있는 그곳의 대기시간은 2시간, 2시간 기다리고 의사의 처방은 1분도 걸리지 않는 그런,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열감기로 밤새 고통을 겪고 다음날 아침 다시 휴일진료하는 병원을 찾았다. 대기번호 91번, 넉넉잡아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휴일이라 그럴지도 모르지만 평일도 다르지 않다. 이게 과연 맞는건가? 뭐하는 건가?


오래 전부터 난 의료정책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의사 수를 너무 제한해 왔다. 지금보다 2배는 더 늘려야 한다. 그래야 의료 서비스의 양적 질적 성장이 이루어지고 더 많은 지역과 지방에 의료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의사의 수, 병원의 수가 많다고 생각해 보면 야간, 휴일, 공휴일에 더 많은 곳이 문을 열 수 있고,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보자. 유명 대학병원에 가끔 간다. 종합검진과 처방을 위해 갈 때마다 비극적인 한국의 의료현실에 분개했다. 아픈 사람이 정말 많다는 사실보다 수 개월씩 기다려서 만난 의사, 순간처럼 짧은 처방,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비용, 또 다른 일정예약을 위한 스케줄 조정 이런 모습이 나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거다.


의료도 분명 서비스업이다.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왜 다른 서비스업과 달라야 하는가? 여기도 분명 서비스업의 본질이 적용되어야 한다.


의료인의 존재이유와 역할에 대해 우리 국민 모두가 정말 생각해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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