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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나는 꿈이 있었는가

오늘의 단상

우리 아빠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우리 엄마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내 아내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과연 꿈이 있었는가


예전에 첫 직장에 입사하고 회사에서 조직생활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어머니와 얘길하는데 예상치 못한 답변을 하셨다. "너는 이제 죽었다 생각하고 열심히 해라 함들다는 소리는 입밖에 꺼내지 말고, 다들 그렇게 산다"하시길래 옛날 어르신이 하시는 말이다고 그냥 넘긴 적이 있다. 첫 조직생활을 했을 때니 지금으로부터 10년 가까이 된 일이다. 그 때는 애도 없었고 20대였으니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욕심도 많은 때였던 것 같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애도 셋, 내 나이도 30대중반을 훌쩍 지났고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할 일이 중요해졌고 내 욕심보다는 가족, 자녀들의 욕심이 더 중요해졌다.


나는 과연 꿈이 있었는가?

요즘 드는 고민은 나는 꿈을 꾸고 살았는가? 아니 무슨 꿈이 있기나 있었을까를 종종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돌이켜보니, 현재를 살아온 것이 꿈인가 생각도 해 본다. 아니 다시 생각해 보니, 먹고 사는 문제가 무엇인지 점점 현실의 벽에 부딪히곤 한다. 삶의 본질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사실 나는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장사를 하든 결국 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좀 더 욕심을 내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이고...그래서 가끔 고상한 척하거나 오바하는 사람을 보면 본질을 잘 몰라서 그렇겠지 하다가 정말 때론 화가 나가기도 한다. 본질은 알고나 있긴 하는가라면서...어쨌든 나도 나이가 먹긴 하는 갑다.


우리에게 꿈은 무엇인가

장래희망, 내가 학교 다닐 때, 정확하게는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는 장래희망이라는 단어가 학교에서 자주 쓰였다. 언어도 트렌드가 있어 그 때 쓰이는 단어가 지금은 잘 쓰이지 않고, 뭐 어쨌든 그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대통령, 장군, 좀 다르게 쓰라고 하면 과학자'을 쓰곤 했는 것 같다. 쥐뿔도, 아니 개뿔도 모르면서...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을 거치면서 어릴 때 적었던 장래희망은 조금씩 구체적으로 시험성적에 따라 좁혀져 왔다. 지나고 보니, 나의 꿈은 시험성적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물론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보통 장래희망에 회사원을 적는 사람은 정말 없었으니, 나도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뭐 그랬다. 직업과 장래희망은 꼭 같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관하지는 않는데 지금 생각하니 직업에 대해서 꿈에 대해서 누군가 잘 가르쳐주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제대로 배워 보지 못한 것 같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생각해 보니, 나는 어른이 되어 있고, 부모가 되었고, 어린 시절 꿈꾸던 나의 꿈은 어디에 갔을까? 꿈을 이룬 것이 잘 살았다는 것은 아니며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이 결코 불행은 아니지만 나의 꿈은 있기는 있었을까?


지금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도 조금 우습기도 하고 정말 어른이 되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세 자녀들의 웃는 모습, 잠자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을 잘 양육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구나를 생각하며 꿈이란 것을 스스로 다시 정의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삶이란 무엇이고 꿈이란 무엇이고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직업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정말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 그 무엇을 하며 만족하며 감사할 수 있는 것, 가족과 주위 사람에게 유익이 되며 그 어떤 것을 이루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이루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꿈이라고 생각해 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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