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과 승부조작
자본주의 사회의 현상 중의 하나가 승자독식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누구나 승자가 되길 원하며, 이기길 원한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러나 승자는 극히 일부이며, 대다수는 패배자로 머물게 된다. 승자가 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자본을 가지기 위해서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 자본, 즉 물질이 가장 큰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승자가 되기 위해, 물질을 가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극단적인 현상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의 모습이 우리시대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피와 땀으로 승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주는 스포츠 현장에서 승부조작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뉴스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스포츠에서는 그 무엇보다 신성한 스포츠정신을 통해 피와 땀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승자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가를 가르쳐 주는 아주 영향력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야구를 비롯, 프로축구, 프로배구에서 승부조작이 사실로 들어나 국내 팬들과 국민에게 큰 실망과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 그야말로 승부조작과 승자독식이라는 자본주의 폐단이 얼마나 이 사회에 만연해 있는지, 얼마나 이 사회가 위기에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단적이 예라고 할 수 있다. 승자독식사회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신성한 스포츠 정신이 짓밟혔으며, 경쟁에서 이기기 위함이 아닌 승부조작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해 국가대표급 스포츠 스타가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충격적이다.
승자독식사회는 오랜 전부터 팽배해 있었고, 자본주의가 안정화된 지금 더더욱 강화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독과점 이익은 바로 승자독식사회를 잘 설명해 주는 용어와 경제적 현상들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의 이득은 규모가 클수록 증가하는 것이며, 생산규모, 판매규모, 구매규모가 클수록 경제적 효과는 커지며, 산업연관이 큰 영역이 하나로 통합되면 시너지는 더욱 커지는 것이 바로 이러한 현상을 잘 설명해 준다. 가진 자는 더욱 더 많이 가지게 되며, 쉽게 얻을 있으며, 빨리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자본이 가진 성질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가 경쟁사회를 만나면서부터 승자독식현상은 더욱 강화되었고, 승자가 되기 위해 더 치열한 경쟁을 진행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치열함을 이겨낸 자는 다 가지게 되고, 더 가지려 하는 현상이 바로 우리사회, 이 시대의 자화상이다. 이러한 현상도 무섭고, 안타까운데 여기에다가 승부조작까지 가세한 셈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승자독식을 하게 되었다면 어느 정도 박수를 받을 수 있을 수 있다. 정정당당히 경쟁해서 승자되었다면 말이다.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어찌 보면 이 세상의 정당한 댓가이다. 그러나 부당한 방법을 통해, 조작이라는 있어서도 안되는 치졸함을 통한 승자와 댓가를 얻는다면 그 현상은 범죄이자, 처벌받아 마땅하다. 비단 스포츠현장만이 문제가 아니다. 시험부정 유출과 대리응시, 컨닝 등 우리 주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승부조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당한 방법을 통한 승부, 정정당당히 겨루어 이기는 경험의 소중함을 잊은 지 오래된 사회가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가?
먼저, 피와 땀의 소중함, 중요함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회, 모습을 가져야 할 것이다. 작은 것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부터 노력을 통해 얻은 소중한 가치를 어른, 아이세대 가릴 것 없이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 승부조작을 통해 사회 일각에서는 스포츠 선수들의 교육과정이 문제이다고 지적한다. 어릴 때부터 학교의 정규과정을 무시한 채 운동을 잘하면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고방식과 교육에서부터 지금의 승부조작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의 분야에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인성교육과 윤리교육은 당연히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나눔의 가치,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지속적으로 알려야 할 것이다. 승자독식사회가 지속된다면 사회는 한계점에 다다르게 될 것이고, 그 시점에 현재의 사회 체제는 위기를 맞을 것이다. 좀 더 여유로운 자세로 자신이 가진 재산과 재능을 다른 사람, 사회를 위해 나눌 수 있다면 이 사회는 좀 더 풍요로운 사회, 살기 좋은 사회로 변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잘못된 점은 엄정하게 대처하는 사회의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점이 발견되었을 때는 즉각적인 시정과 엄격한 기준으로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시간이 흐르면서 승자독식과 승부조작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곳에서 발견되고, 더더욱 심각하게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좋지 못한 모습이 사회에 있다하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바로 잡으려는, 변화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다면 우리가 생각지 못한 나눔의 가치, 정당한 승부의 가치가 봄의 새싹처럼 피어오르리라 확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