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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일관성과 이중성

국민정서법

조국이 난리다.

우리 조국도 그렇고 법무부장관 후보자 조국도 그렇다.

난 조국후보자를 십수년 전에 처음 봤다. 서울법대출신에,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 목욕탕에서 울리는 목소리까지, 거기에다가 부산 출신인데 진보성향에, 사회참여가 활발한... '정말 잘난 분이네, 아니 쫌 멋있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부유한 집안에 강남에 살고 있는 그를 우리는 강남좌파라 불렀다. 강남좌파는 그렇게 386세대(2000년초반 당시 연령은 30대, 80년대학번, 60년대생을 그렇게 불렀다)의 진보대표주자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성장과 효율, 경제성장이 최우선인 정치경제사회에, 아니 보수 권력과 사회를 향하여 사회적 형평과 분배의 정의, 민주적 법과 제도, 노동사회 인권 등을 외치며 젊은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젊음이들의 사회참여, 혁신, 변화, 지식인의 역할을 부단히 강조한 그런 강남좌파를 나와 많은 청년층은 대단하게 생각했었다.


지금 조국 후보자를 향한 아니 강남좌파를 향한 사회적 분노와 이슈는 그런 이유에서 괘를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사실 좀 직설적으로 얘기하자면 그들의 이중성에 분노한다고 봄이 정확하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시 최종 관문의 통과 여부는 국민정서다. 실력도 전문성도 아닌 바로 국민정서....정서라는 것이 주관적이긴 하나 그 기준이 비교적 정확하다. 실력과 전문성은 기본이고, 국가관, 경제관, 교육관, 도덕관 등이 국민정서라는 바로마터를 통해 검증된다.


근데 보수진영의 후보와 달리 진보진영의 후보는 깨끗한 이미지, 정의, 공평의 정치이념이 확고하여 젊은 지지 기반을 구축했고, 그런 의미에서 조국 후보도 노선을 분명히 했다. 이미지가 일관적이고 진취적이고 개혁에 맞는 그러함을 잘 형성했다. 그런데 실제 삶도 그러했는지 생각했던 신념대로 현실도 그러했는지 지금 조금씩 확인되고 있다.


다른 사람을 자신의 생각과 기준대로 판단하고 비판하기는 생각보다 쉽다. 그의 트윗과 페이스북의 사이다 발언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고, 그렇게 할 수 있음에 박수쳤다. 그리고 다양한 디지털 툴을 사용하여 그 기준과 생각을 공공에 전달하는 과정도 공개적이고 세련되고, 역시 강남좌파의 움직임은 돋보였다.


그런데 그의 드러나는 실제 삶의 모습은 일관된 기준, 그의 생각, 발언, 행동과는 다른 부분이 존재했고, 그 이중성에 정치적 신념이나 가치와 달리 실제 현실엔 보수도 진보도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역시나 생각과 행동은 다르며 이성이 감성을 반드시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고위공직후보자가 국민정서를 넘지 못한 것을 우리는 직접 보았다.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논문 표절, 병역비리 등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케이스를 여러번 목도했다.


케이스가 같다고 할 수 없으나 조국 후보자의 수십억의 펀드투자, 다른 사람의 자녀에게는 특목고의 목적에 따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작 자신의 자녀에게는 그가 주장한 바와 다른 엘리트교육을 해 온 강남좌파의 이중성에 난 오늘도 분노한다. 그의 미래가 어찌될 지는 모르지만 그가 주장하는 사법개혁의 완수는 그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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