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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정치에 대한 단상(斷想)

우리의 정치 수준

밤이 깊었다.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한 편의 글이 탄생하곤 한다. 나름 공개되는 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꽤 노력하곤 한다.


글을 쓰는 목적은 뭘까?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쓰면 그 글은 원튼 원치 않튼, 나의 고정관념이 되어 버린다. 그냥 내 생각으로 규정된다. 시간이 지나도 바꿀 수 없다. 그 글로 인해 "나"라는 존재, 나란 사람은 그 글로 인해 결정되어 버린다. 그래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것일 수도 있다.


최근 나라는 두 동강이 났다. 지난 50년이상 남과 북으로 나뉜 것도 모자라 "조국"으로 인해 남쪽에서는 흑백의 구분이 더 진해졌다. 이 사회분열의 모습이 정말 소모적이고 참으로 안타깝다.


난 요즘 정치에 관심을 없애버렸다. 아니 관심을 가지고 싶었으나 그것은 사치였다. 원래는 난 열성당원이었고, 핏대 높여 가며 정치에, 정책토론에 밤을 샌 적도 많았고, 밤새 술잔을 기울이며 정치논쟁을 한 적도 많았다. 전공이 그 쪽이기도 했고, 학생회장 경험도 있고, 여러 언론사에 정책기고문도 많이 썼고, 정치인을 꿈꾼 적도 있었다. 그런데 먹고 사는 게 뭔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처자식을 생각하느라 주변이 어떤 지, 나라 정국이 어떤 지 얘기하는 것이 너무나 사치일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내 앞가림하기도 사실 벅차고, 나보다 직업정치인을 믿고 서로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정치는 나의 눈에서 멀어진 그런, 멀어져 간 영역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조국을 보면서 진보든 보수든 그 진영논리와 그들 모두의 정치행태와 무능함, 삶을 보니 앞뒤가 다른 이중성의 구린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진보는 다를 것이라는 착각에 우리 모두가 속았을 뿐이다. 그러기에 더욱 더 분노한다. 진보는 다를 거라 믿었던 내가 미워진다. 내가 알던 386세대는 아니 기득권이 되었고 이미 올드보이들이 되었다. (이미 안희정, 김경수는 맛이 갔고, 정치생명은 끝났다)그들에게서 개혁, 혁신을 기대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진보, 보수의 인물들을 보면 도무지 한국 사회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더욱 부끄러워 진다. 이게 대한민국의 수준이자 현실임을 오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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