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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재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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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오늘보다 내일이 더 궁금한 사람

한 겨울을 1000번 넘어선 은행나무

올해 마지막 휴가가 될 것 같다.

2021년도 코로나로 잃어버린 시간과 얼어버린 세대를 지켜보고 있다. 모처럼 아이들과 시간을 양평에서 보냈다. 영하 15도를 뚫고 용문산 은행나무를 보러 갔다. 둘째와 셋째 아이들이 같이 가자고 해서 최대한 짧고 굵은 산책을 하고 돌아와야지 생각했는데, 입구에서 1,300년된 은행나무까지 1km가 넘었다.


그냥 돌아가자니 너무 아쉽고, 나무를 보자니 막내가   있을지 걱정되어 셋째를 안고 걸었다. 추운 겨울날 힘은 들지만 너무 따뜻한 온기를 서로 전해주어 이런 날도 있음에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둘째는 아빠가 힘들까봐 셋째에게 내려오라고 재촉하며, 나에게 정신력을 심어 주었다.


가는 산책로가 조용하고 높이 솟은 소나무들이 매우 고즈넉하고 매력적이어서 아이들도 나도 마음이 녹아 내리는 듯 했다. 산책로를 가는 동안 이런저런 마음에 담아 둔 이야기를 나누었다.


길었던 산책로의 왼쪽 끝에 눈에 담기지 않는 은행나무가 우리의 시선을 압도했다.

"이야~~~엄청 크네"

말이 필요 없는 그 느낌!

한 겨울을 1000번 넘어섰어 대단하지?

잘왔다 그지?


우리 그렇게 시작과 끝을 훈훈하게 마무리하며 다시 산책로를 내려왔다. 천 년을 지나면서 어제와 오늘을 생각하겠지만, 난 다음이 더 궁금하다. 내일 말이다. 우리도 그런 사람이 되자.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궁금한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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