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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생각의 차이

블루문

얼마전 친한 지인과 함께 송년모임을 가졌다.모임장소가  'Once in a blue moon'이라는 꽤나 유명한 재즈바였는데, 평소 같았으면 아무 생각없이 지나쳤을 것을 그 날 따라 왠 일인지, 'Blue moon'이라는 낯선 단어 덕택에, 모임에 집중을 못하고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공연자에 미안하게 재즈공연에 심취 안하고...


Blue moon...언뜻 파란달?아니면 우울한 달?이지 않을까라고 누구나 생각하기 쉽겠지만, 블루문은 한 달에 두 번 째 뜨는 보름달을 의미한다. 달의 공전주기는 29.5일이고 매월 30일,31일이 있기에 정상적이라면 보름달은 한달에 한 번 떠야하나,2월이 28일이니 2월에 보름달이 안뜨면 아주 드물게 1일에 보름달이 뜨게되고, 31일에 보름달이 또 뜰 수 있어 그 달에 2번째로 뜨는 달을 블루문이라고 한다. 어쨌든 파란달은 아니니 색깔과는 무관하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우울한 달이라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왜 그 많고 많은 단어 중에 하필 우울한 달이라고 불렀을까? 자주 뜨지 않는 보름달이 한 달에 두 번씩 뜬다는 게 서양에서는 영 마음에 내키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와 달리 우리 나라와 같이 동양에서는 보름달을 긍정적으로 인식하여 정월대보름과 같이 보름달에 소원도 빌고 강강술래도 부르고 각종 마을행사도 했는데 말이다.


동서양이 보름달을 인식하는 관점이 완전히 다르고, 사물을 바라보는 생각의 차이가 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달이 뜨고 지는 원리인 본질은 다를 게 없지만...비본질에서의 차이가 때론 본질을 압도할 때도 있다.

굳이 동서양만 그럴까?
같은 생활권, 제도권,문화권 안에서도 생각의 갭은 크게 존재한다. 보는 관점에 따라 말이다. 어떻게 인지하고, 인식하고, 판단하는가는 개인의 환경적,문화적,유전적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중요한 점은 다름을 있는 그대로 다르게 인정해 주는 것,  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해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게 본질이고...


아주 드물게 가는 아주 드문 재즈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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