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승 정광호교수님
석사과정을 졸업한지도 10년이 다 되었으니 시간이 참 빠르다. 게다가 지도교수님을 못 뵌지가 3년정도 지난 것 같다. 매년 한 두차례 연구실로 불쓱 찾아 뵙는 게 연례행사였는데, 선생님의 안식년과 해외출장일정이 지난 3년간의 만남에 불청객처럼 찾아와 인사를 못드린게 연초부터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오늘은 선생님의 책인 [정부신뢰]를 보면서 인사를 대신하고, 지난 연구실에서의 추억을 되새겨본다.
선생님이 부임하던 해에 나 역시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첫 학기 때 우연히 프로젝트 보조업무를 맡게 되었는데, 그 것이 선생님과의 첫 만남의 시작이었고, 연구조교, 수업조교 등을 거쳐 지금까지 자칭 애제자(?)로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신뢰관계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스승인 정광호 선생님은 매우 부지런하고, 격이 없는 분이다. 그 때도, 지금도 말이다. 새벽6시 전에 연구실로 출근해 보고서를 쓰는 일이 많았고, 밤을 새워 논문을 작성하는 일도 일주일에 한 두차례 있었다. 물론 나는 선생님이 나온 이후에 연구실로 왔고, 한 번도 먼저 온 적이 없는 무개념의 조교였다. 선생님은 자신이 먼저 나온다는 티를 한 번도 낸 적이 없었고, 그런 사실이 선생님에 대한 대단함, 존경심을 더욱 불러일으켰다.
또한 연구든, 프로젝트든 뭐든 같이 고민해보자고 하셨고, 지시에 대한 명확한 방향과 방법을 알려주셨고, 출장일정에는 함께 동행하자고 자주 제안을 해 주셨다. 문화관광부 3개월 프로젝트를 교수님과 나와 진행을 한 적이 있는데, 전국의 각 도청,시청을 고속버스로 타고 다니며, 함께 국밥을 먹으며 문화관광조직에 대한 토론을 한 기억도 아련하다. 그런 분을 보면서 석사과정 2년동안 공부보다도 정말 많을 것을 배웠다. 성실함과 진정성이라는 것을...
선생님의 주 연구분야는 리더십과 정책과정이었지만, 정말 다양한 연구주제를 가지고 논문을 쓰셨다. 거의 한달에 한 편정도 논문을 쓰셨으니, 벌써 100편이넘는 주제에 대해 연구를 하셨을 거다. 오늘 본 책은 정부신뢰라는 책인데, 선생님이 최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듯 하다.
나역시 신뢰에 대한 관심을 고민이 있었는데, 오늘 선생님 책을 보면서 어느 정도 생각의 정리가 되어 다시 한 번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느껴본다.
신뢰는 상대에 대한 믿음이라 합리적이기보다는 비합리적인 심리적인 인지상태이다. 사람에 대한 신뢰, 조직에 대한 신뢰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인지상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신뢰관계는 모든 선택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부모와 신뢰관계에서 비롯된 정서상태가 그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게 되고, 가치관의 뿌리를 만들게 된다. 또한 사회관계에서 형성된 신뢰관계는 개인의 생각과 가치,판단을 더욱 더 발전시키거나 진화시키는데, 그 정도의 수준이 바로 개인의 조직생활 혹은 사회생활의 지표 혹은 척도로 볼 수 있기까지 하다.
개인적으로는 신뢰는 동기부여와 자발적 행동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향후 개인과 조직의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가 바로 신뢰로부터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선생님의 책은 따로 북리뷰하고, 오늘은 신뢰관계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겨보고, 주변을 한 번 돌아봐겠다.